
과도한 기대감은 필연적으로 실망을 부르기 마련이다. 여느 업종에 비해 낙관 편향이 강한 증권업계임에도 최근 시장 일각에서의 과도한 낙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는다. 돌다리도 두드려 봐서 나쁠 일은 없다. 다만 투자결정 시점이 잠깐 늦어지는 것 뿐이다. 낙관 편향의 분위기에서 신중한 전망을 내놓는 이들의 목소리도 들어볼 만하다. 요약하자면 현재의 주가 수준이 실적 기대감에 의해 과열된 것은 아닌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들이다.
김 연구원은 "올해 4분기 실적 시즌의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삼성전자가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4분기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2019년 연초 47조원(분석 대상 기업 200개사 기준)을 웃돌았던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현재 26조8000억원 수준으로 낮아져 있다. 1개월 전 대비로도 4.3% 하향 조정된 숫자"라고 했다.
또 "상장사의 이익은 2019년 부진했다가 2020년에 회복이 예상된다"며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연말 전망치의 80% 수준만 달성하더라도 이익 증감률의 저점은 지난해 3분기로 확정된다. 증시 전체 이익 사이클은 회복 국면에 진입해 빠르면 올 1분기, 늦어도 2분기에는 이익 증감률의 플러스(+)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올해 연간 영업이익 증감률은 +33.5%로 예상되지만 이는 현실성이 결여된 올 4분기 전망치(영업이익 45조1000억원, 전년 동기비 68% 증가)를 포함한 수치"라며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올 4분기 전망치와 이를 토대로 계산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증감률은 과대평가된 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2010년 이후 2018년까지 4분기 상장사 영업이익이 실적 전망치를 평균 22.3% 밑돌고 순이익이 평균 38.3% 하회했다는 점을 들었다. 삼성전자의 이달 초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과거 실적의 평균 하회율을 전망치에 그대로 적용하면 상당히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시장 전반으로는 부진한 흐름이 예상되더라도 △필수소비재 △조선 등 업종이 4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면서 전망치도 상향되고 있는 반면 △IT가전 △보험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차별화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