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보복 재개, 불안감에 비해 지표는 안정적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0.01.0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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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 이란, 바그다드 2차 미사일 공격 소식에 美증시 상승폭 축소.. 여전히 '악재영향 제한적' 시선 우세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에 대한 이란의 1차 보복 공격이 가해졌다는 소식에도 미국 증시가 반등하는 등 안도 국면이 찾아오는 듯했지만 우리 시간으로 새벽에 다시 전해진 2차 보복 공격의 뉴스가 다시 투심을 흔들 전망이다. 1차 보복 공격 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격이 아닌 경제제재 카드를 꺼냈지만 추후 2차에 이어 3,4차 공격이 계속될 경우 스탠스가 어떻게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다우존스가 0.56%, S&P500이 0.49%, 나스닥이 0.67%씩 각각 올랐지만 이 모두 장중 고점을 상당 부분 반납한 수준이다. 이라크 바그다드 현지 외국 공관이 몰려 있는 그린존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재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였다.



양측 갈등이 당장 소강상태로 들어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물론 전면전으로 이어져 사태가 파국적인 상황까지 이를 것이라는 가능성도 높지는 않다. 일정 수준의 불안감이 장기적으로 시장 심리를 누르겠지만 추가적으로 강도 높은 악재가 불거지지 않는 한 지난 3일 이후처럼 관망 심리 속에 뉴스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 수준에서 시장 에너지를 위축시키는 악재성 상황은 이란 사태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해 하반기 내내 글로벌 경기 뿐 아니라 한국증시로의 유동성 유입을 저해했던 미·중 무역분쟁도 이제 해소단계에 들어간다. 이란 사태 역시 개별 뉴스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겠지만 전면전 상황에 이르지 않는 한 언젠가는 또 해소될 이슈다.



KB증권이 내놓은 우리 증시의 위험지표로 꼽히는 원/달러 환율에 대한 시나리오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 말 1150원대 중반에 머물렀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170원선까지 올라왔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국지적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와 △전면전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등 2가지 시나리오에 따른 환율 전망치를 내놨다. 국지적 분쟁이 이어질 경우의 환율 고점은 지난해 10월 고점인 1200원선, 전면전 상황으로 이어질 경우의 고점은 1240원선이다.

김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및 미국의 지상군 파병 등 전면전 양상이 전개될 경우 환율은 1240원 수준으로 급등할 것"이라며 "1994년 걸프전 당시에는 관리변동 환율제도로 운영돼 비교가 어렵지만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환율은 1170원에서 1255원으로 85원 급등했다"고 했다.

또 "급등 기간은 20일 안팎이었고 이라크 전쟁이 개시된 후에는 유가가 급락해 원달러 환율이 10여일간 고점에 머무르다 이후 1190원까지 빠르게 하락했다"며 "약세 폭은 작지 않지만 불안한 기간은 1~2개월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란 사태로 인한 조정국면을 저가 매수 시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여전히 다수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기 변동성을 염두에 둔다고 하더라도 파국적 시나리오에 대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제에서라면 주가 하락시 적극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펀더멘털 측면의 긍정적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는 점, 심리적 불안감에 비해 리스크 관련 지표들이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했다.

조 연구원은 "증시 변동성을 나타내는 V-KOSPI나 VIX 등 변동성 지수들이 상승한 것은 사실이나 아직 이 지표들이 절대적으로 높다고 보기 힘든 수준에 위치하고 있다"며 "더불어 일부 업종에 국한되고 있다고는 해도 한국 증시를 향한 외국인들의 순매수 흐름은 12월 이후 꾸준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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