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파면 돈 된다" 지열에너지로 성장하는 지엔원에너지...3월 코스닥 상장

이대호 MTN기자 2020.01.0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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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냉난방시스템의 경제성 / 이미지=지엔원에너지

땅에서 에너지를 일구는 지엔원에너지가 코스닥으로 향한다. 하나금융10호스팩과 합병을 통해서다. 지엔원에너지는 지열, 수열, 연료전지 등으로 수익원을 다양화 할 계획이다.



지엔원에너지는 7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지열냉난방시스템 1위를 더욱 확고히 하고, 선두기업으로서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 설립된 지엔원에너지는 지하 200m 깊이의 지열을 이용해 건물 냉난방에 활용하도록 하는 지열냉난방시스템 전문기업이다.



땅속 온도는 여름이나 겨울이나 큰 차이 없이 평균 15℃를 유지하고 있어, 이를 열 교환 형식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지하 200m 깊이에 구멍을 뚫어 PE파이프를 통해 물을 순환하도록 한 뒤, 따뜻해지거나(겨울) 시원해진(여름) 물을 지상에서 냉난방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지엔원에너지는 "지열냉난방시스템을 활용하면 가스 보일러 등 기존 방식보다 에너지 비용을 냉방시 50%, 난방시 77%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투자비용 또한 높지 않아 단독주택의 경우 7년, 아파트나 오피스빌딩의 경우 5년, 병원·호텔의 경우 2년이면 초기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열 냉난방시스템은 안전성과 효율성이 높은 시스템으로 꼽힌다. 설비가 크고, 설치 부지가 넓어야 하는 태양광이나 풍력 시스템과 달리 지열냉난방시스템 관련 설비는 건물 하부에 작은 면적만 있어도 설치가 가능하다.

장소에 상관없이 지면 아래 연중 일정하게 유지되는 평균 15℃의 온도를 활용하기 때문에 계절별 일조 시간의 영향을 받는 태양광이나 장소에 따른 풍속, 풍량을 고려해야 하는 풍력 시스템에 비해 제약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주요 부품인 지열교환기와 히트펌프의 수명이 각각 50년, 20년에 달해 유지비용도 낮은 편이다.


민경천 지엔원에너지 대표이사 / 사진=지엔원에너지

민경천 지엔원에너지 대표이사는 "미국 에너지성(Department of Energy, DOE)에서 지열히트펌프에 대해 '인류가 사용하는 냉난방시스템 중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라고 공언할 정도"라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장려 정책과 함께 지열냉난방시스템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지엔원에너지는 업계 1위를 자부한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시 신청사, 네이버 제2 사옥, 한국전력 신사옥, 삼성전자 우면R&D센터, 인천국제공항 3단계 등에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주택 재개발에도 지열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청량리 4구역 재개발, 거여 재개발 등에 지엔원에너지가 지열시스템을 공급 중이다.

민 대표는 "지열을 활용해 냉난방비를 크게 줄인 집이 늘어날수록 입소문이 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서울시 조례에 따라 연면적 10만 제곱미터 이상인 경우 신재생에너지를 16% 이상 적용해야 하는데 지열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지엔원에너지는 수열, 연료전지 등으로 사업모델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수열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인정하기로 하면서 수열냉난방시스템도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열에너지란 강물이나 하천, 광역상수 등의 온도를 냉난방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미 롯데월드타워에 수열에너지 방식을 공급한 바 있다.

민 대표는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이고 서울의 경우 한강이 가까이에 있어 수열에너지를 활용하는 데 최적"이라며, "수열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로 편입되면서 가장 큰 숙원이 풀린 셈"이라고 말했다.

지엔원에너지는 10년 전부터 하천수, 광역상수, 해수 등의 공급이 가능한 지역에서 고효율 수열에너지를 이용하는 수열냉난방시스템 설계기술을 확보했다. 현재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열+지열 복합 신재생에너지 시스템'도 공급할 계획이다.

연료전지를 활용한 에너지원 공급도 진행 중이다. 지난 2015년 두산퓨얼셀과 양해각서를 맺고 이 회사 연료전지를 바탕으로 에너지시스템을 설계·시공하고 있다. 현재 활용하는 연료전지 제품은 1kW, 5kW, 10kW 등 세가지 모델이다.

지엔씨에너지는 지난해 9월 하나금융10호스팩과 합병을 계약했다. 오는 15일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합병기일은 2월 18일, 합병신주 상장은 3월 9일로 예정돼 있다. 합병비율은 1:8.2609384이다. 1주당 합병가액은 지엔원에너지 1만 6,522원, 하나금융10호스팩은 2,000원이다.

지엔원에너지의 최대주주는 지엔씨에너지로 46.67%를 보유(특수관계인 포함 47.33%)하고 있다. 합병 후 지엔씨에너지 지분율은 39.92%가 될 예정이다.

지엔원에너지는 지난 2018년 매출 294억원, 영업이익 15.5억원, 순이익 14.6억원을 기록했으며, 2019년에는 3분기까지만 매출 268억원, 영업이익 30억원, 순이익 239억원을 올렸다.



이대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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