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위 블라인드펀드 수두룩..올해 M&A PE가 책임진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0.01.0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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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앤코 이어 올해 MBK·IMM PE·스틱 등 최대 규모 블라인드펀드 준비…경영권·지분투자 전방위 활약 기대

조단위 블라인드펀드 수두룩..올해 M&A PE가 책임진다


어느새 조단위 대형 블라인드 펀드가 수두룩하다. 각 PEF(사모펀드) 운용사마다 최대 규모 신규 펀드 조성이라는 성과를 내고 있다. 블라인드 펀드 투자 집행 시기와 맞물려 국내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자금력을 앞세운 PEF의 활약이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요 PEF의 신규 블라인드 펀드 조성 작업이 잇따를 전망이다.



대형 블라인드 펀드의 잇따른 등장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10월 역대 최대인 3조8000억원 규모의 3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완료했다. 국내 시장 투자에 집중하는 토종 사모펀드의 블라인드 펀드로는 가장 큰 규모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앤컴퍼니는 그 동안 국내에서 시멘트, 자동차 부품, 해운 등 비교적 전통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제조업에 주로 투자한 운용사다. 3호 펀드를 활용해 국내 M&A 시장에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투자 집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8월 1조1900억원 규모의 2호 스페셜시츄에이션(SS) 펀드 1차 모집을 완료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는 주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지배구조 재편, 구조조정, 일감 몰아주기 해소 등 특수 상황에 투자한다. 1차 모집에 이어 추가로 해외 등에서 자금을 모아 약 1조5000억원 규모까지 덩치를 불릴 계획이다. 2016년 조성한 1호 스페셜시츄에이션 펀드(6000억원)보다 2.5배 큰 셈이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도 대형 블라인드 펀드 조성 작업에 동참한다. 지난해 1차 마감한 4호 블라인드 펀드의 경우 추가 약정을 통해 2조2000억원 수준까지 규모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IMM PE는 지난해 태림포장 매각을 통해 성공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 성과를 확보하는 등 펀드 모집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다. 주로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국내 연기금 및 공제회로부터 위탁을 받는 등 국내 시장에서 투자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도 대형 펀드의 등장을 기대할 만하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5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 작업에 돌입했다. 모집 성과에 따라 60억달러 수준까지 덩치를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6년 말 조성한 4호 블라인드 펀드(41억달러) 규모를 뛰어넘는 국내 사모펀드 시장 최대 규모다. MBK파트너스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시장에 두루 투자한다.


이 같은 대형 블라인드 펀드의 잇따른 등장은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국내외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수익률 확보를 위해 사모펀드에 위탁하는 자금 규모를 늘리고 있는 행보와 연관이 있다. 또 우리 경제 상황도 점차 산업 고도화, 지분 승계, 지배구조 재편 등 과정이 진행되면서 투자 전문성을 갖춘 사모펀드의 역할이 더욱 필요해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중형급 사모펀드 운용사의 활약도 주목된다. 중소 및 중견 기업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에 집중하는 VIG파트너스는 이 달 9500억원 규모의 4호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완료했다. 해외 기관투자자로부터 절반에 가까운 자금을 끌어오는 등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신생 토종 운용사로 지난해 SKC코오롱PI를 인수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도 2018년 처음으로 약 45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사모펀드의 유동성 확대와 위상 강화는 사모펀드 간 기업을 사고 파는 세컨더리 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 엑시트 활로를 다양하게 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PEF 운용사의 펀드 규모가 점차 커지며 자금 운용 전략에 따라 대기업 딜(거래)이나 해외 투자도 얼마든지 가능한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본다"며 "이제 글로벌 PEF와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사모펀드의 투자와 기업가치 상승, 엑시트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수록 우리 산업에 활기가 생기고,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 및 공제회의 투자 수익률 상승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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