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의 에이치라인해운, 기초체력 강화…수익실현 '파란불'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김도윤 기자 2019.10.15 15:05
글자크기

최근 1년간 LNG운반선 등 14건 신규 계약·해운업황 전망 회복…"투자자 교체와 IPO는 별개 추진" 전망

PEF(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에이치라인해운이 최근 잇따라 신규 계약을 따내며 기초체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최대 3조~4조원 수준의 기업가치가 가능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최근 진행 중인 투자자 교체 및 IPO(기업공개) 전략에도 눈길이 쏠린다.

한앤코의 에이치라인해운, 기초체력 강화…수익실현 '파란불'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이치라인해운은 최근 1년간 14건의 신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에이치라인해운은 해상 화물 운송 사업을 하는 해운 회사로 포스코, 한국전력, 현대글로비스, 한국가스공사 등과 장기 운송 계약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에이치라인해운은 사업 구조를 견고히 하기 위해 꾸준히 신규 장기 운송 계약 확보에 공을 들였고,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 철광회사 발레와 8건의 장기운송계약을 체결, 순차적으로 운송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 9월에는 스위스 무역 회사 비톨과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 외에도 포스코, 현대글로비스 등과 LNG운반선 계약을 추가하며 실적 안정성을 강화했다. 환경오염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LNG운반선 계약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에이치라인해운의 밸류에이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던 해운업에 대한 전망이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점차 해소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BDI(발틱건화물운임지수)는 지난달 초 9년래 고점인 2518을 기록한 뒤 글로벌 업황 부진 우려로 한 때 1700선 중반으로 밀렸지만 최근 1900대로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BDI는 발틱해운거래소에서 글로벌 건화물 벌크선 운임을 지수로 나타낸 지표로, 조선 및 해운 업황을 가늠하는 기준지수로 꼽힌다.



한앤컴퍼니가 2014년 한진해운의 벌크 전용선 사업부를 인수하며 에이치라인해운을 설립한 만큼 투자 뒤 5년이 지난 시점에서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에이치라인해운 IPO를 준비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절차를 중단했다. 이후 에이치라인해운에 자금을 넣은 펀드의 투자자를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투자자 교체와 IPO를 병행해 검토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투자자 교체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경우 IPO 시점은 다소 지연될 수 있다. 에이치라인해운이 최근 잇따라 주요 장기 계약을 따낸 데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진정 기미, 주요국의 경기 부양 의지 등으로 해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쌓이고 있다는 점에서 한앤컴퍼니의 엑시트 전략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에이치라인해운 외부 이슈에 의해 엑시트가 미뤄진 만큼 한앤컴퍼니 입장에서도 매각이나 IPO 등을 구체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에이치라인해운의 전면적인 경영권 매각은 몇 가지 변수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의 고객사 상당수가 국내 기간 산업의 주축인 만큼 외국에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물류 안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 충분한 자금력을 가진 매수 주체가 나오지 않을 경우 현재 상황에서 뚜렷한 매수자가 나타나기는 힘든 상황이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계 등을 감안해 해외 매각 변수를 제외할 때 한앤컴퍼니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옵션은 IPO가 될 것"이라며 "업황 개선이 지속될 경우 내년 초 다시 대어급 상장사가 출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