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피날레' 뉴욕증시, 2019년 30% 날았다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1.0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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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 트럼프 "1월15일 미중 무역합의 서명"…단기급등에 따른 고평가로 조정 우려

'화려한 피날레' 뉴욕증시, 2019년 30% 날았다


뉴욕증시가 2019년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한해 동안 무려 30% 가까이 뛰어오른 뉴욕증시는 2019년 마지막 거래일까지 3대 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다. 월가 일각에선 단기급등에 따른 내년초 일시조정을 우려했다.

트럼프 "1월15일 미중 무역합의 서명"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76.30포인트(0.27%) 오른 2만8538.4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9.49포인트(0.29%) 상승한 3230.78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6.61포인트(0.30%) 뛴 8972.60에 마감했다.

이로써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1년새 2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한해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22.3%, S&P 500 지수는 28.9% 올랐고 나스닥지수는 무려 35.2%나 뛰었다.



미국의 소비호황 속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와 미중 무역합의에 따른 관세 철회 기대가 겹친 결과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월15일 백악관에서 미중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한다고 밝혔다. 이후 2단계 무역협상 개시를 위한 중국 방문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새해 1월15일 중국과의 매우 크고 포괄적인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할 것"이라며 " 서명식은 백악관에서 열린다. 중국 고위급 대표단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중에 나는 2단계 무역협상이 시작될 베이징에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자신의 개인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공식 서명식을 갖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트윗에 따르면 실제 서명식은 시 주석이 아닌 중국측 대표단과의 사이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상을 타결한 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협정문 서명이 1월 무역대표급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측 대표단은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류 부총리가 다음달 4일 대표단을 이끌고 워싱턴D.C.를 방문, 미중 1단계 무역협정에 서명한다고 보도했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 "미국이 (중국에) 초대장을 보냈고 중국이 이를 수락했다"며 "중국 무역대표단은 다음주 중반까지 미국에 머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소식을 전하면서 2단계 협상을 신속히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1단계 합의 이행 여부를 먼저 지켜보겠다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1단계 무역합의에 따라 미국은 당초 12월15일부터 1560억달러(약 18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부과할 예정이었던 관세 15%를 철회했다. 또 지난 9월1일부터 시행돼온 1100억달러 상당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율도 15%에서 7.5%로 인하키로 했다. 그러나 나머지 2500억달러 어치 중국산 상품에 대한 25% 관세는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반면 중국은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의 구매를 대폭 늘리는 한편 외국기업에 대한 강제 기술 이전 요구도 중단키로 약속했다. 그동안 외국기업들은 중국에서 합작법인을 만들 때 중국 합작 파트너 회사에 기술을 이전할 것을 요구받아왔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 기업의 특허를 도용해 상품을 판매할 경우 해당 특허를 보유한 기업에 통보하는 장치도 마련키로 했다. 중국 금융서비스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한도 완화키로 했다.

글로벌트의 케이쓰 뷰캐넌 포트폴리오매니저는 "1단계 미중 무역합의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며 "2단계 무역협상이 본격화될 경우 1단계 협상 때와 같은 주가 하락 압력과 혼란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급등에 따른 고평가로 조정 우려

미국의 소비자심리가 다소 악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장세를 뒤집진 못했다.

이날 비영리 민간 조사기구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12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26.5로, 전월의 126.8보다 하락했다.

당초 시장 예상치의 중간값인 130.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이 나빠진 게 주된 이유다. 분야별로 보면 현재 여건 지수가 전월의 166.6에서 170.0으로 개선된 반면 기대 지수는 전월 100.3에서 97.4로 내렸다.

컨퍼런스보드의 린 프랑코 이사는 "경제가 추가로 둔화될 징후는 보이지 않지만, 내년초 소비 성장 등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신호도 찾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2019년 유럽증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둘러싼 혼란 속에서도 미중 무역합의에 대한 기대감으로 23% 오른 채 한해를 마쳤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 거래일보다 0.33포인트(0.08%) 내린 415.84에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4.16포인트(0.07%) 하락한 5978.06을 기록했다. 이날 조기 폐장한 영국 FTSE100 지수는 44.61포인트(0.59%) 떨어진 7542.44로 마감했다. 독일 증시는 이날 휴장했다.

이로써 스톡스지수는 1년 동안 23.2%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한해를 끝냈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연간 26.4%, 독일 DAX 지수는 25.5% 올랐다.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에 시달린 영국 FTSE100 지수는 12.1%로 비교적 부진한 수익률에 그쳤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단기급등한 데 따른 부담으로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네드 데이비스 회장은 "시장이 두려움의 벽을 타고 올라왔다"며 "경기둔화와 기업이익 정체, 무역전쟁과 주식 고평가에 대한 우려가 나를 포함한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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