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원 인천공항 잡아라"…면세업계 '불꽃수주전' 막오른다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19.12.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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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1) 오장환 기자 = 어린이날 황금연휴를 하루 앞둔 3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19.5.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인천공항=뉴스1) 오장환 기자 = 어린이날 황금연휴를 하루 앞둔 3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19.5.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 최대 매출규모를 자랑하는 인천공항 면세점의 운영자 선정을 위한 입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매출면에서의 상징성과 함께 주요 브랜드 교섭에 있어서도 척도로 꼽힌다는 점에서 롯데·신라·신세계 등 주요 면세점 업체들이 치열한 수주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입찰에서는 사업권 재구성과 함께 현대백화점의 참여 여부 등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내년 8월 임차 계약이 만료되는 제 1여객터미널(T1) 면세사업장 8개 구역에 대한 입찰공고를 이달 또는 내달 진행할 예정이다.



8개 구역은 롯데면세점(DF3 주류·담배)과 신라면세점(DF2 화장품·향수, DF4 주류·담배, DF6 패션·잡화), 신세계(DF7 패션잡화) 등 대기업 운영구역 5곳과 SM면세점(DF9 전품목), 시티플러스(DF10 전품목), 엔타스듀티프리(DF12 주류담배) 등 중소기업 운영구역 3곳을 말한다.

8개 구역 예상매출만 1조 넘어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은 모두 2조 6000억원으로 전세계 면세점 매출 1위에 올랐다. 이번에 입찰에 나오는 8개 구역의 예상매출만 1조원이 넘는다.



때문에 인천공항 면세점은 면세업체라면 단연 눈 독을 들이는 사업장이다. 임대료가 높아 수익성이 크지는 않지만 입점업체의 구매물량이 보장되는 만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고 유명브랜드 유치는 물론 해외 진출 시에도 확실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

국내 1위이자 세계 2위 면세업체인 롯데면세점(호텔롯데)은 공항면세점 탈환을 벼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2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여행객이 급감하자 기존 1터미널에서 운영하던 면세점 3개구역(DF1 화장품·향수, DF5 패션·잡화, DF8 전품목)에서 철수하고 현재 DF3만 운영 중이다. 2015년 입찰당시만해도 노른자 구역을 싹쓸이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사드 이후 매출감소로 임대료 조차 감당하기 어려워져서다. 하지만 지금은 사업권 반납 당시와 시장 상황이 바뀐 만큼 입찰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도 지난 10월 세계여성이사협회 포럼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인천공항 T1면세점 사업이 내년 8월 끝나는 만큼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탈환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공항 면세점 3개 구역을 운영하는 신라면세점도 사업권 수성 의지를 다지고 있다. 신라의 경우 인천공항 면세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해외 공항면세점에 잇따라 진출한 만큼 최대한 사업권을 지킨다는 방침이다. 신세계의 경우 롯데로부터 3개 구역사업권을 넘겨받아 덩치를 키웠는데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입찰에도 참여할 방침이다.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사진=인천공항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사진=인천공항
현대백화점 참여, 병합발주 관전포인트
현재 입찰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의 참전 여부도 관전포인트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두산이 운영하던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추가로 확보했다. 만약 인천공항까지 진출한다면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 하지만 당분간 막대한 적자를 떠안게되는 등 부담이 크다는 비판도 있다.

업계의 또다른 관심사는 입찰조건이다. 현재 인천공항공사는 관세청과 입찰조건을 협의 중이다. 임대료 수입을 늘리기위해 매출이 높은 화장품과 향수 사업을 패션잡화 등 다른 사업권과 병합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사업권 개별입찰을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권을 어떻게 재편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입찰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며 "과거처럼 인천공항이 과도한 임대료 경쟁을 유도하면 운영 사업자가 적자를 감내해야하고 이는 할인여력을 낮춰 결국 고객들의 공항면세점을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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