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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철수? 겁낼 필요 없는 3가지 이유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2.1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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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의 이슈 인사이트] 트럼프 이후에도 주한미군 감축은 불가피…그러나 완전 철군은 미국에 치명적 손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은 한반도에 대한 일본의 지배적 지위를 인정한다." 1905년 7월29일 미 육군장관 윌리엄 태프트와 일본 총리 가쓰라 다로가 맺은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한 조항이다. 이틀 뒤 시어도어 루즈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은 이 합의를 승인한다. 미국의 태평양 진출을 주도한 팽창주의자 루즈벨트조차도 한반도엔 별 관심이 없었다.

1950년 1월 미 국무장관 딘 애치슨이 선언한 미국의 전진 방위선, 이른바 '애치슨 라인'에도 일본까지만 포함될 뿐 한반도는 빠져 있었다. 이때까지 한반도는 미국의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한국전쟁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이후 60여년간 미군은 한반도에 주둔하며 이를 중국과 러시아의 확장을 막는 최전방 전진기지로 삼아왔다.

그런 미국이 다시 한반도를 떠날 수 있다고 한다. 의회와 행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3일 런던에서 주한미군에 대한 질문을 받은 그는 "난 주둔이든 철수든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고 했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끌어내기 위한 단순한 엄포가 아니다. 왜 수십억달러를 들여 '부자 나라'를 지켜줘야 하냐는 게 그의 생각이다. 돈보다 중요한 동맹의 가치를 그는 이해하지 못한다. 워싱턴 정가에서 잔뼈가 굵은 김동석 미국한인유권자연대 대표는 "미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막을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2020년 국방수권법이 의회를 통과해도 안심할 수 없다. 주한미군을 2만8500명 이하로 감축하는 데 예산을 쓰지 못하도록 한 내용이 담겼지만, 예외조항이 있다.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고 △역내 동맹국들의 안보를 상당히 해치지 않으며 △한국·일본과 적절한 논의를 거쳤다고 국방장관이 의회에 입증하면 주한미군을 그 이하로 줄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다면 달라질까.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은 앞으로 자국 일에만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 국민이 2013년 이후 50%를 넘는다. 트럼프가 좋아서 난생 처음 투표장에 나왔다는 500만명의 유권자가 이런 이들이다. 앞으로 어떤 미국 대통령도 '고립주의'와 '미국 우선주의'로 대표되는 포퓰리즘 정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 정치 지형상 장기적으로 주한미군은 감축되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감축과 완전 철수는 다른 문제다. 주한미군 수를 아무리 줄여도 최소한의 규모만 남는다면 미국의 확장 억제력, '핵우산'은 유지된다. 미국이 한반도에서 완전히 철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유는 3가지다.

첫째, 미국 입장에서 금전적으로 손해다. 한반도에서 철수한 미군을 일본이나 괌에 주둔시키면 더 많은 비용이 든다. 그렇다고 이들을 해산시키는 건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에 치명적이다.

둘째, 미국 입장에선 앞으로 남중국해 등지에서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수록 한반도내 거점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 한국의 공군기지들은 일본 오키나와나 요코타 공군기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베이징과 가깝다.

마지막으로 주한미군 철수는 자칫 일본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미국이 동북아에서 발을 뺄지 모른다는 일본의 공포는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본과 중국의 밀착을 불러올 수 있다.


방위비 협상에서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 카드로 위협해도 겁 먹을 필요 없다. 어차피 그들은 못 떠난다.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 이전엔 말이다. 자체 핵무장에 따른 동북아 '핵 도미노'를 미국은 감당할 수 없다. 블러핑(허풍)엔 블러핑으로 맞설 수 밖에.

주한미군 철수? 겁낼 필요 없는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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