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中 부진' 아세안에서 씻는다…'인니' 새 거점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11.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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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공장 생산車, 아세안 역내 무관세 수출...아세안 자동차 수요 2026년 449만대 전망

현대차, '中 부진' 아세안에서 씻는다…'인니' 새 거점


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의 부진을 아세안에서 극복한다. 인도네시아 공장을 아세안 시장의 교두보로 삼아 신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세안 10개국의 연간 자동차 소비는 356만대로 한국(약 180만대)의 2배수준이다.

현대자동차는 26일 오후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정부와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중국 충칭공장 이후 5년 만의 해외 공장 투자 결정이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다음달 착공에 들어가 2021년말 완공될 예정이다. 초기에는 연간 15만대 생산이 목표다. 이후 아세안 시장을 개척해 생산량을 연 25만대까지 늘린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총 15억5000만달러(1조82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 '中 부진' 아세안에서 씻는다…'인니' 새 거점
현대차의 통 큰 투자 결정은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글로벌 자동차 산업 상황 속에서 신시장 개척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중국 시장 침체를 아세안에서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법인 생산 추정치가 62만대로 2016년(114만대)과 비교해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현대차의 경쟁력 저하가 원인이지만 자동차 수요 감소와 그로 인한 경쟁 심화도 큰 영향을 줬다. 중국 자동차 수요는 2년 연속 역성장 중이다.

중국 시장의 부진은 현대차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줬다. 전일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글로벌 시장수요 부진 등 비우호적 영업환경과 중국실적 저하, 산업 패러다임 변화 관련 불확실성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中 부진' 아세안에서 씻는다…'인니' 새 거점
현대차가 찾은 활로는 아세안이다. 아세안 6억5000만명 인구 중 절반 이상이 30세 이하이며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5%에 달하는 역동적인 시장을 갖고 있다. 현대차는 베트남(승용차)과 인도네시아(상용차) 합작법인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공장이 건설되는 인도네시아는 연간 자동차 수요가 115만대로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아세안 지역 수출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세안 자유무역협약(AFTA)에 따라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이면 역내 완성차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이 주어진다. 중국 1공장 중단 등으로 발행한 유휴 설비를 인도네시아로 옮기는 것도 검토 중이다.

아세안의 지난해 자동차 시장 규모는 356만대로 최근 5년 사이 11.6%나 성장했고, 2026에는 연 449만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 대수가 88대(2015년 기준)에 불과할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완성차를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역내로 수출할 예정이다. 또 완성차와는 별도로 연 5만9000대 규모의 CKD(반제품 조립) 수출도 계획 중이다.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위치도 활용된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생산 차량을 인접한 호주와 중동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아세안 현지에 맞는 전기차도 생산도 검토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세안의 각 국가별로 5~80%에 달하는 완성차 관세 장벽과 자국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비관세 장벽이 있다"며 "여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 거점 구축이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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