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독트린'…아세안 향해 "새 질서 열자, FTA도 확대"

머니투데이 부산=최경민 기자 2019.11.2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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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함께 성장하자…한반도 평화 고비 넘으면 하나의 공동체"

[부산=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 참석해 아세안 정상, 연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브라이언 차우 IME 대표, 아웅산 수찌 미얀마 국가고문,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문재인 대통령,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피에르 코팡 애니메이션 감독. 2019.11.25.   dahora83@newsis.com[부산=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 참석해 아세안 정상, 연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브라이언 차우 IME 대표, 아웅산 수찌 미얀마 국가고문,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문재인 대통령,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피에르 코팡 애니메이션 감독. 2019.11.25.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향해 '상생의 새 질서'를 만들자는 독트린을 제시했다. FTA(자유무역협정)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경제교류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신남방정책 2.0'의 시작을 알렸다.

문 대통령은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맞아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CEO(최고경영자) 서밋을 통해 "한국은 아세안의 친구를 넘어서 아세안과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가 될 것"이라며 "말레이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등 아세안 국가들과 양자 FTA(자유무역협정) 네트워크를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아세안과 함께 새로운 세계질서를 만드는 데에도 항상 함께 할 것"이라며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며 평균연령 29세의 젊은 아세안에게 한국은 믿을만한 최적의 파트너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세안은 한국의 영원한 친구이며 운명공동체다. 아세안의 발전이 한국의 발전이라는 생각으로 언제나 함께해나갈 것"이라며 "아시아가 세계의 미래다. 상생번영의 미래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대(對)아세안 외교를 4강(미국·중국·러시아·일본)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강대국 종속적인 외교가 아닌, '우리가 주도하는 외교'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강대국의 '헤게모니 파워'가 아닌 '공존과 상생의 리더십'을 구축하겠다는 사실상의 '문재인 독트린'이었다.

FTA 확대를 내세운 것은 '아세안 퍼스트'의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해 연 1600억 달러 규모였던 한-아세안 교역규모를 내년 2000억 달러 수준으로 키우고, 중국(2700억 달러)에 근접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성윤모 산업통상부 장관은 "아세안에서 향후 우리기업 진출이 급증할 가능성이 큰 국가를 전략적으로 타겟팅해 FTA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양자회담을 통해서는 각종 경제협력 성과를 만들기도 했다. 태국 EEC(동부경제회랑) 및 물산업,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사업 등에서의 협력이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지역의 선도국가인 두 나라와 관계를 강화에 아세안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는 복안도 깔렸다.


상생과 포용을 위해 내세운 것은 '새마을운동'이다. 문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메콩강의 기적’으로 이어지도록, 메콩 국가와 농촌개발 협력도 강화하겠다"며 "사람 중심의 포용적 협력이다. 사람이야말로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힘을 줬다.

그러면서 △직업기술교육 훈련(TVET) 확대 △장학사업과 고등교육사업 지원 △베트남 과학기술연구소(V-KIST), 미얀마 개발연구원(MDI)과 같은 교육·연구기관 설립 △스타트업 공동펀드 조성 및 신남방비즈니스협력센터 개설 △글로벌인프라협력컨퍼런스(GICC) 등을 거론했다.

아세안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교량국가 건설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제3차 북미 정상회담 등 앞으로 남아있는 고비를 잘 넘는다면, 동아시아는 진정한 하나의 공동체로 거듭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는 동아시아의 평화이며, 동아시아 경제를 하나로 연결하는 시작"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태국 정상회담에서 "한-아세안의 새로운 30년을 열자"고 언급했다. '신남방정책→교량국가'로 이어지는 계획을 대한민국의 장기 전략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서 "우리의 문화협력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낼 뿐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여는 힘이 될 것"이라며 "아세안과 협력해 글로벌 문화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미래세대의 상호이해와 우정을 깊게 다지는 문화교류의 협력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CEO 서밋(Summit)'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9.11.25.   since1999@newsis.com[부산=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CEO 서밋(Summit)'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9.11.2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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