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콘퍼런스 '슬러시'에 지원한 자원봉사자들/사진=슬러시
◇ 대학생이 스타트업 산업 주도= 핀란드 스타트업의 가장 상징적인 장소는 알토 대학교(Aalto University) 안에 있는 '스타트업 사우나'다. 이름과 달리 스타트업 사우나는 스타트업 커뮤니티 공간이자 액셀러레이터다. 사우나에서 땀에 젖듯 열정적으로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겠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다.
세계 최대의 스타트업 콘퍼런스인 '슬러시(Slush)'도 대학생들이 운영한다. 2008년 루비오 창업자인 피터 베스터바카 등이 슬러시를 만들었지만 2011년부터 알토대 학생들이 슬러시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개최하고 있다. 슬러시에는 다양한 스타트업, 벤처투자자, 기업 관계자들이 참가해 회사를 홍보하고, 토론, 아이디어 피칭 대회 등을 진행한다.
스타트업 사우나 내부/사진=김근희 기자
그러나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핀란드의 스타트업 붐에는 핀란드의 문화와 사회적 안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 핀란드 청년들은 어린 시절부터 학생회 활동, 자원봉사 활동 등을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사업을 기획·실행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대학 등록금 부담이 없는 것도 큰 장점이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기 때문에 창업 활동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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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 대한 부담도 적다. 핀란드에서는 실패가 스펙이 된다. 제인 레인(Janne Laine) 알토대 부총장은 "스타트업은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패해도 괜찮다"며 "실패를 해야 무언가를 배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실패 경험을 높이 산다"고 말했다.
알토대는 2010년부터 매년 10월13일을 '핀란드 실패의 날'로 정하고 학생, 교수, 기업인 등이 참여해 자신의 실패 경험 사례를 공유한다. 국민의 4분의 1이 지켜볼 정도로 큰 행사다.
핀란드 대학생들이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 관련 기관들/사진= 에스포 이노베이션 가든
범정부 차원에서 해외 인재 유치 프로그램인 '탤런트 부스트(Talent boost)'도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해외 청년들의 핀란드 유학·취업·창업을 돕고, 신속 비자와 스타트업 종사자 특별 거주허가증을 발급해준다.
탤런트 부스트는 지난 4월 한국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과 핀란드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탤런트 부스트를 포함해 양국 간 인재교류 협력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스타트업 사우나 내부/사진=김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