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소박한 것, 내 주변 불편에 큰 기회와 시장 있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11.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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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대한민국 모바일 컨퍼런스]김성용 남의집 대표, 장서정 자란다 대표, ‘창업아이템 시작은 나’ 주제로 대화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과학기술대학 교수, 장서정 자란다 대표, 김성용 남의집 대표(왼쪽부터)가 21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2019 대한민국 모바일 컨퍼런스'에서 스페셜토크 '창업 아이템, 시작은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과학기술대학 교수, 장서정 자란다 대표, 김성용 남의집 대표(왼쪽부터)가 21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2019 대한민국 모바일 컨퍼런스'에서 스페셜토크 '창업 아이템, 시작은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작고 소박한 것을 좋아하는 사회적 분위기, 나와 내 주변의 불편을 해소하려는 작은 시도와 노력에서 우리가 예상 못한 큰 기회와 시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모바일 컨퍼런스'에서는 최재홍 강릉원주대 과학기술대학 교수와 김성용 남의집 대표, 장서정 자란다 대표가 만나 ‘창업아이템 시작은 나’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대화는 먼저 두 대표의 서비스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맞춰졌다. 스스로를 '문지기'라고 소개한 김 대표는 지난 2016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집들이를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남의 집 프로젝트’ 구상을 시작했다. 이는 이듬해 ‘남의 집 거실’이라는 공간에서 낯선 이들이 호스트(집주인)의 취향을 나누는 공유 경제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김 대표는 "저와 친구, 30대 중반 미혼 남자 둘이서 연희동 쉐어하우스에서 살았는 데 거실과 서재 인테리어가 마치 카페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런 곳에 친구나 이웃들을 초대할 수 있는 카페나 술집을 운영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던 것이 이 사업의 시작이 됐다”고 말했다.

장서정 자란다 대표가 21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2019 대한민국 모바일 컨퍼런스'에서 스페셜토크 '창업 아이템, 시작은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br>장서정 자란다 대표가 21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2019 대한민국 모바일 컨퍼런스'에서 스페셜토크 '창업 아이템, 시작은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br>
자란다는 아이와 대학생 선생님을 매칭시켜주는 ‘돌봄 방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달리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하교 시간이 빨라 ‘돌봄 공백’이 생기는 데 이를 매울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만3~13세 아이들을 돌보는 대학생 선생님 수가 2000여명에 달한다.



장 대표는 “맞벌이 가정의 여성들은 아이가 초등학교를 입학하면서, 그러니까 육아에서 교육으로 넘어갈 때 퇴사를 하게 되는 데 저 역시 첫째가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고 말했다.

워킹맘에서 전업주부가 된 장 대표는 처음엔 아이에게 좋은 파트너가 돼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오랠수록 오히려 사이가 더 안 좋아졌다. “잔소리가 늘고 때로는 분노가 치밀때도 있고, 인내심이 필요했어요. 모든 부모가 자신의 아이에게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 장 대표는 자기 대신 한글을 가르쳐줄 대학생 선생님을 찾았는데 아이가 너무 좋아했다고 한다. 이후 검증된 대학생들이 영어, 수학, 미술, 음악 등 자신의 전공에 맞게 아이를 돌봐주고 교육까지 해줄 수 있는 매칭 서비스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 아이디어를 주변 엄마들과 지인들에게 피드백을 받아 사업으로까지 연결지었다.


두 대표가 서비스를 개발·운영함에 있어 가장 공을 들인 건 호스트와 대학생 선생님의 선정이다. 김 대표는 “호스트를 직접 찾아가 만나 어떤 분인지 대화를 나누고, 같이 기획을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남의 집 프로젝트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간의 모임인 ‘남의 집 책방’ 선호하는 음악 장르가 같은 사람들간의 모임인 ‘남의 집 음악감상실’ 등 20개월간 60회가 열렸다.

장 대표는 “대학생 선생님을 선발함에 있어선 대기업 인사(HR)팀과 같은 선발시스템을 갖춰 역량과 됨됨이, 업무적성 등을 꼼꼼히 따졌고, 아이를 매칭할 땐 내성적인지, 적극적인 성격인지, 돌발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루틴한 업무를 계획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사람인지 등을 모두 고려했다”고 말했다.

김성용 남의집 대표가 21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2019 대한민국 모바일 컨퍼런스'에서 스페셜토크 '창업 아이템, 시작은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김성용 남의집 대표가 21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2019 대한민국 모바일 컨퍼런스'에서 스페셜토크 '창업 아이템, 시작은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서비스 운영에 어려움도 털어놨다. 김 대표는 “호스트의 서비스 품질을 일일이 컨트롤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때론 한 손님이 대화를 주도하는 바람에 나도 말하고 싶은 데 할 수가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분도 계시다”며 “이런 부분은 ‘오늘 함께 하실 게스트는 어떤 분이다’라고 안내하는 식의 보완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아이가 좋아하는 선생님이 갑자기 교환학생 등으로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게 됐을 때 아이가 선생님을 기다리며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부모님들이 안 쓰러워할때가 가장 어렵고 힘든 경우”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앞으로 지향하는 사업모델은 '남의 집 거실 여행 사업'이다. 그는 “남의 집 프로젝트는 국내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상하이 등에서도 열린 바 있다”며 “예전엔 에펠탑을 보기 위해 프랑스 파리를 갔다면, 지금은 색다른 경험을 얻기 위해 해외여행지를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진만큼, 남의 집 여행업으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현재 매칭시스템을 다른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다. 그는 “중고생 과외 등 교육 분야에 현 시스템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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