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AR용 대형 OLED’ 싸게 만든다…“몰입감 높이고 어지럼증 해결”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11.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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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원, 유리 기판에 RGB 방식의 OLED 증착해 1867 PPI 해상도 구현…'대일 의존도 100%' RGB 방식 증착공정 소재 대체 기술 개발

조관현 박사가 1,867 PPI급의 OLED 소자를 광학현미경으로 확대해 모니터로 보여주고 있다/사진=생기원 조관현 박사가 1,867 PPI급의 OLED 소자를 광학현미경으로 확대해 모니터로 보여주고 있다/사진=생기원


가상·증강현실(VR·AR) 기기의 디스플레이는 TV, 스마트폰보다 어둡고 선명도가 낮아 이용자 상당수가 장시간 몰입에 어려움을 겪는다.

생생한 화질을 구현하려면 인간의 시력으로 단위 화소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화소의 집적도(Pixels Per Inch, PPI)를 높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4K UHD TV가 100~200 PPI, 스마트폰이 500 PPI를 요구한다면, 눈에 초대한 밀착해 착용하는 VR·AR기기의 경우 최소 1800 PPI를 충족해야 한다.

이를 실현할 VR·AR용 화소 소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꼽힌다. 스스로 빛을 내는 특성으로 화소 크기를 줄여도 광 효율에 영향이 적고 색상 표현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 조관현 박사 연구팀이 VR·AR용 OLED 화소를 유리 기판 위에서 RGB 방식으로 제조할 수 있는 공정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인 1867 PPI 해상도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OLED 화소는 기판 위에 유기물질을 일정 간격으로 증착시켜 제조한다. 크게 RGB 방식과 WOLED 방식으로 구분한다. 적·녹·청 유기물질을 순서대로 증착하는 RGB 방식은 백색 OLED에 컬러필터를 적용하는 WOLED 방식보다 화소 집적도를 높이는 공정 개발이 어려우나, 밝기와 전력효율면에서 우수하다.

VR·AR용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기판 소재는 유리와 실리콘 웨이퍼로 나뉜다. 유리 기판은 실리콘 웨이퍼 기판에 비해 고해상도 구현에 불리하지만 생산단가가 낮아 대형 디스플레이 제작에 유리하다.


VR·AR용 고해상도 OLED, 유리 위에 올려 만든다/사진=생기원VR·AR용 고해상도 OLED, 유리 위에 올려 만든다/사진=생기원
생기원 마이크로나노공정그룹 조관현 박사 연구팀은 RGB 방식과 유리 기판 방식의 장점을 살려 VR·AR용에 적합한 고해상도 OLED 디스플레이 제조공정을 독자기술로 개발해냈다.

이번 원천 기술의 핵심은 OLED 용액을 13.6마이크로미터(㎛) 간격으로 담을 수 있도록 여러 개의 마이크로 채널로 구성한 특수용기와 채널 속에만 용액이 달라붙게 만든 선택적 표면처리 기법, 그리고 빛을 흡수해 열로 전환하는 ‘광열변환층’에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특수용기 위에 유리 기판을 놓은 다음, 그 아래에서 순간적으로 강한 빛을 내는 ‘제논 플래시 램프’를 작동하면 특수용기속 광열변환층이 300℃ 이상의 열로 OLED 용액을 빠르게 기화시켜 정해진 간격대로 기판에 증착시키게 된다.

이 기술은 대형화가 가능한 유리 기판에 VR·AR용 고해상도 OLED 디스플레이를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다. 또 대량 생산이 용이해지는 데다 화면 시야각이 넓어져 몰입감이 높아진다. VR·AR 대중화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어지럼증도 해소된다.

아울러 유기물질을 기판에 증착할 때 광열변환층을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RGB 방식 증착공정의 필수 소재인 파인메탈마스크(Fine-Metal Mask, FMM)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FMM은 미세한 구멍들이 촘촘히 뚫린 얇은 철판으로 유기물이 기판 위 특정 위치에 증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일본이 100% 독점 생산하고 있다.

조 박사는 “향후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소자를 만들 수 있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공정을 활용해 2000~3000 PPI까지 해상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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