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4위 자동차회사 탄생, 현기차 타격 받을까?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9.11.0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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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단기간에 미칠 영향 제한적, 오히려 기회될 수도"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최근 이탈리아·미국 합작 자동차 기업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 그룹이 합병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일부 국내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국내 기업들에 타격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이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들에 미치는 악영향이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오히려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에는 위기가 아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7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FCA와 PSA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을 합치면 870만대가 된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의 840만대를 넘어선다. 새롭게 세계 4위 자동차 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판매량 순위는 한 계단 아래인 세계 6위로 떨어지게 됐다.

국내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현대·기아차의 수출에 타격이 있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FCA와 PSA의 유럽 시장 점유율 합계가 23%에 달하는 만큼 당장 유럽 수출에서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걱정이다. 현대차그룹의 지난 9월 유럽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8%로 전체 4위다.



이 밖에 FCA와 PSA가 전기·수소차 및 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해 합병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으로 해당 분야의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양사는 차세대 기술 개발과 양산을 효율적으로 진행해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단기간에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과 판매량이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한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2025년까지 전기·수소차 등에 4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차세대 기술 관련 경쟁력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FCA와 PSA가 미국 시장에 재진출할 경우 경쟁강도 심화가 예상되지만 이는 모든 완성차 업체에 해당되는 공통 요인이지 현대·기아차에만 국한된 위협 요인은 아니다"라며 "또 이 기업들은 모두 중국에서는 고전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FCA와 PSA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회사는 한온시스템 (5,680원 ▲60 +1.07%), 넥센타이어 (8,550원 ▲80 +0.94%), 만도 (39,100원 ▲100 +0.26%) 등이다. FCA와 PSA의 납품으로 발생하는 매출액은 5% 미만으로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기술 투자와 개발에 주력하게 되면 이미 납품을 하고 있는 회사들의 매출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문 연구원은 "그간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에 FCA와 PSA가 의미 있는 중요 고객은 아니었지만 합병으로 새로운 대형 고객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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