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더 뉴 그랜저 광고 영상(2020 성공에 관하여)/사진=유튜브 캡처
"야 우리 이 다음에 성공하면 뭐할까?"라는 질문에 한 친구는 마침 옆을 지나가던 '원조 각 그랜저(1세대 모델)'를 쳐다보며 "그랜저 사야지"라고 답한다.
1980년대 후반 1세대 모델이 나온 그랜저는 한국에서 '성공의 아이콘'이었다. 당시 '마이카'만 있어도 중산층으로 불리던 시절, 국산 고급 대형 세단의 등장은 직장인들의 출세욕을 자극시켰다.
'그랜저'는 여전히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제네시스 별도)이자 주력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그런데 이번에 출시된 '더 뉴 그랜저'의 대박 열풍은 기존 그랜저 인기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
더 뉴 그랜저는 지난 4일 첫날 사전계약 대수가 1만7294대를 기록했다. 2016년 11월 출시한 6세대 그랜저가 보유하고 있던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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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풀체인지 모델이 아닌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최다 사전계약 기록을 이룬 것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역사상 전례가 없는 '사건'으로 통한다.
더 뉴 그랜저 /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가 노린 그랜저의 신 수요층은 '영 포티'(트렌드에 민감한 40세 전후 세대)다. '아빠차' 또는 '중년 사장님차'에서 과거 X세대, 즉 현재의 30대 이하까지 타깃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는 현대차그룹 내 브랜드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중장년층 이상의 비지니스 세단 중심축이 G90 등 제네시스 브랜드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내년 초에는 그랜저와 비슷한 체격의 제네시스 세단 G80 신형이 나오기도 한다.
현대·기아차 세단은 보다 날렵하고 젊어지게, 제네시스는 더 고급스러우면서도 무게감 있게 가는 투 트랙 브랜드 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특히 성능도 개선됐지만 해외 외부 인재들을 수혈하면서 디자인에서 돋보인다는 평가도 많다.
현대차 관계자는 "더 뉴 그랜저가 새 디자인 방향성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적용하는 동시에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정체성에 걸맞은 디자인 혁신을 이뤄낸 게 주효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