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계약 신기록 '더 뉴 그랜저', 누가 샀나 봤더니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9.11.07 08:00
글자크기

사전계약 첫날 1만7294대 '역대급 신기록'...젊어진 그랜저 '성공한 YOUNG 40' 마케팅 전략 적중

현대차 더 뉴 그랜저 광고 영상(2020 성공에 관하여)/사진=유튜브 캡처현대차 더 뉴 그랜저 광고 영상(2020 성공에 관하여)/사진=유튜브 캡처


#. 1993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당시 최고 인기 힙합그룹 '듀스'(DEUX)의 음악을 CD플레이어로 틀어놓고 춤을 추며 대화를 나눈다.

"야 우리 이 다음에 성공하면 뭐할까?"라는 질문에 한 친구는 마침 옆을 지나가던 '원조 각 그랜저(1세대 모델)'를 쳐다보며 "그랜저 사야지"라고 답한다.



현대차 (250,000원 ▼2,500 -0.99%)가 유튜브에서 공개한 '더 뉴그랜저' 광고 영상 '2020 성공에 관하여'가 화제다. 요즘 유행하는 '뉴트로(뉴+레트로) 감성'의 영상이면서도 여러 메타포를 지니고 있어서다.

1980년대 후반 1세대 모델이 나온 그랜저는 한국에서 '성공의 아이콘'이었다. 당시 '마이카'만 있어도 중산층으로 불리던 시절, 국산 고급 대형 세단의 등장은 직장인들의 출세욕을 자극시켰다.



이번 영상이 오마주 한 2000년대의 원조 광고 카피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다"도 이런 연장 선상이었다.

'그랜저'는 여전히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제네시스 별도)이자 주력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그런데 이번에 출시된 '더 뉴 그랜저'의 대박 열풍은 기존 그랜저 인기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

더 뉴 그랜저는 지난 4일 첫날 사전계약 대수가 1만7294대를 기록했다. 2016년 11월 출시한 6세대 그랜저가 보유하고 있던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특히 풀체인지 모델이 아닌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최다 사전계약 기록을 이룬 것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역사상 전례가 없는 '사건'으로 통한다.
더 뉴 그랜저 / 사진제공=현대차더 뉴 그랜저 / 사진제공=현대차
단순히 판매량 변화만 눈에 띄는 게 아니라 타깃 연령층도 달라진 게 특징이다.

현대차가 노린 그랜저의 신 수요층은 '영 포티'(트렌드에 민감한 40세 전후 세대)다. '아빠차' 또는 '중년 사장님차'에서 과거 X세대, 즉 현재의 30대 이하까지 타깃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는 현대차그룹 내 브랜드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중장년층 이상의 비지니스 세단 중심축이 G90 등 제네시스 브랜드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내년 초에는 그랜저와 비슷한 체격의 제네시스 세단 G80 신형이 나오기도 한다.

현대·기아차 세단은 보다 날렵하고 젊어지게, 제네시스는 더 고급스러우면서도 무게감 있게 가는 투 트랙 브랜드 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특히 성능도 개선됐지만 해외 외부 인재들을 수혈하면서 디자인에서 돋보인다는 평가도 많다.

현대차 관계자는 "더 뉴 그랜저가 새 디자인 방향성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적용하는 동시에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정체성에 걸맞은 디자인 혁신을 이뤄낸 게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