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주요 반도체 업체의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는 시장 기대를 크게 상회했다. 삼성전자 (80,200원 ▲500 +0.63%)의 3분기 D램 비트그로스는 30%대 초반, 낸드플래시는 10%대 초반이었다. 지난 7월 2분기 삼성전자 실적발표 직후 컨퍼런스콜에서 D램과 낸드의 비트그로스를 각각 10% 중반, 한자릿수 후반으로 예상한 것에 비해 빠른 증가세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부터 D램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이 같은 추세가 4분기에도 이어지면 D램 업체들의 재고는 내년 1분기 중에 정상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서버 수요 재개,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출시로 D램은 공급부족 현상이 벌어질 수 있고, 가격은 내년 1분기부터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메모리시장은 1990년 이후 7번째 상승 사이클에 접어들 것"이라며 "이 같은 상승은 최소 6~8개 분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6~2018년 초 상승이 서버 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것이라면, 이번 상승은 서버와 모바일, PC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기대가 반영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3분기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다. 삼성전자는 이날 2.15% 상승한 5만2300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150만 주 이상을 매수해 내년 실적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SK하이닉스도 1.93% 상승한 8만4700원을 기록,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