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 리조트' 입구 /사진=AFP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내년 6월 10~12일 열릴 G7 정상회의 개최지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 골프클럽’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 8월 말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내년 회의를 본인 소유 리조트에서 열고 싶다는 희망을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사익추구’ 논란이 일고 과거 이 리조트에 묵었던 투숙객이 빈대에 물렸던 사건까지 다시 언급되며 조롱을 받았지만, 끝내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회의 장소가 결정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권에서는 즉각 사익추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헌법은 대통령이 외국 정부로부터 어떤 선물이나 자금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말하며 이번 개최지 선정에 헌법 위반 소지가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 미국 헌법의 반부패 조항인 ‘보수(報酬) 조항’은 선출직 공직자가 의회 승인 없이 외국 정부로부터 선물을 받거나 이득을 취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게 우크라이나와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고 공격을 펴온 것도 부메랑이 되고 있다. 정적의 부당이익 취득 의혹은 비난하면서 스스로의 이해충돌에는 눈감는, ‘이중 잣대’라는 지적이다.
바이든 부자 의혹과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 소유지를 국제행사에 활용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달라는 기자들 질문에 멀베이니 대행은 “대통령이 행사 개최를 통해 이익을 얻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일가가 돈을 번 것은 그가 대통령이 된 2017년 1월 이전의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