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환율에 무역협상 임하는 '중국 본심' 있다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10.1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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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스몰딜에도 위안화 가치 변화 無…전문가 "中 선의의 몸짓으로 위안화 지지할 수도"

위안화 환율에 무역협상 임하는 '중국 본심' 있다


위안화 환율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결과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측이 합의할 뜻이 있다면 '선의'를 담아 위안화 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반스-프리차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미·중의 1단계 무역합의가 지속 가능한 해결책에 근접하지는 못했지만, 중국이 선의의 몸짓으로 조용히 위안화 지지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신호만 보면 상황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1일 미·중이 고위급 협상에서 스몰딜(제한적인 합의)에 합의한 이후에도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보합권에서 유지했다. 위안/달러 기준환율은 지난 14일과 15일 각각 0.003%, 0.024% 내리는데 그쳤다. 15일 현재 위안화 기준환율은 달러당 7.0708위안으로 지난해 말보다 3%가량 높은 수준이다. 지난 8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7위안선(포치·破七)을 넘어선 이후 3개월 넘게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역내·외 위안/달러 환율도 대부분 기준환율보다 소폭 높게 형성되고 있다. 시장은 위안화 가치를 조금이나마 더 낮게 본다는 얘기다. 가장 큰 이유는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양측은 지난 10~11일 열린 제13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스몰딜(부분적인 1단계 합의)을 일궈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대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1년 이상 무역전쟁을 이어오던 미국과 중국이 마침내 휴전에 합의한 것이지만, 아직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스몰딜 합의 이후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철회할지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8월 포치 이후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었다. 씨티그룹은 "내년 미국 대선 전까지 미·중이 포괄적 무역 합의를 이루기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1단계 합의에는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겠다는 약속 정도가 담겼을 것으로 보이며, 위안/달러 환율이 7위안 밑으로 내려오기에는 장벽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다음 주 므누신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류허 중국 부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합의문 작성을 위한 추가 협상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15일 보도했다. 합의문이 제때 마련되면 다음 달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이치은행은 이번 미·중 합의에 대해 "매우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며 "최종 서명까지 수 주가 걸릴 수 있다. 양국 갈등 뒤에 숨어 있는 더 큰 문제 가운데 많은 부분이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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