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쟁자' 워런, 페북에 가짜광고 낸 이유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10.1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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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광고 팩트체크 안헤" 페이스북 비판…
트럼프는 일주일 새 페북 광고로 19억원 써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민주당 대선후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사진=로이터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민주당 대선후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사진=로이터


"속보: 마크 저커버그와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지지' 공식선언"

12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는 이 같은 광고가 실렸다.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민주당 대선 주자 1위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70· 메사추세츠)이 낸 가짜뉴스였다. 이는 페이스북이 최근 사실확인도 없이 가짜뉴스를 담은 정치광고를 무분별하게 내보내는 것을 허용한 데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었다.

이 광고는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퍼졌다. 워런 의원은 "아마 여러분은 '이게 진짜인가?'하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사실이 아니다(죄송). 하지만 저커버그가 트럼프에게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거짓말을 하도록 고삐를 풀어준 것은 맞다"고 꼬집었다.



워런 의원은 페이스북이 명백한 허위사실도 걸러내지 못한다며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허위 사실을 담은 정치 광고를 페이스북 광고 플랫폼에 제출했다. 여러분이 보다시피 즉시 광고 승인이 떨어졌다"며 "페이스북은 정치인들에게 거짓말을 하도록 내버려 둘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스스로에 대한 허위 사실마저 광고하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24일 정치인의 광고 게시물에 대해서는 사실확인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물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정치인의 광고에는 페이스북이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워런 의원은 이에 대해 "허위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돈을 받을지 말지는 저커버그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워런 의원은 페이스북의 이 같은 규정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 같은 규정 완화는 지난달 19일 저커버그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만난 이후 나온 것"이라며 "트럼프 대선 캠프는 광고비로 일주일에 100만달러씩 페이스북에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부터 10월 1일까지 페이스북 광고에 160만달러(약 19억원)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전통적인 TV 광고보다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공격적인 광고를 해 좋은 결과를 얻은 바 있다. 특히 트럼프 진영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아들 헌터 바이든을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10억달러를 줬다는 정치 광고를 냈다.

페이스북은 트럼프 진영의 광고 중 욕설이 들어간 것이 아니면 허위 사실이 있더라도 삭제하지 않았다. 반면 CNN은 부정확하다는 이유로 트럼프 진영의 일부 정치 광고 방영을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런 의원은 앞서 저커버그 CEO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는 대형 IT업체의 거대한 영향력을 분산하기 위해 이를 분할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에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내부 회의에서 "워런이 대통령이 되면 페이스북은 법적 소송에 휘말릴 것"이라고 말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페이스북에 낸 허위 광고. /사진=엘리자베스 워런 페이스북 캡쳐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페이스북에 낸 허위 광고. /사진=엘리자베스 워런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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