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강신욱 연구원은 그때 왜 거기 있었나?"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9.10.1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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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국회 기재위 국감, 추경호 한국당 의원 "통계청장 되기 전인 2018년 5월, 靑에 소환…소득주도성장 당위성 자료 작성 기여"

 강신욱 통계청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강신욱 통계청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강신욱 통계청장이 보건사회연구원 소속 시절인 2018년 5월 청와대로 불려가 소득주도성장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한 자료 작성에 기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 청장은 당시 청와대를 방문했고 자료 작성 과정에도 관여했던 것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5월 소득분배 지표가 포함된 가계동향조사가 발표되던 날 홍장표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현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이 강 청장을 비롯해 통계청 직원들을 호출했다"고 주장했다. 강 청장은 당시 보건사회연구원 소득보장정책연구실장을 맡고 있었다.



추 의원은 "홍 전 수석은 통계청 직원들에게 당시 공표되지 않은 마이크로데이터를 요구했다"며 "이를 토대로 신규 표본이 늘어난 것이 분배지표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당시 청와대로 소환됐던 강 청장과 통계청 직원들은 통계법을 위반했다"며 "통계법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통계 자료를 활용하려면 문서 또는 이메일로 신청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홍 전 수석이 구두로 통계를 지시했고, 이를 타인에게 제공하면 직권남용이자 그 자체로 불법"이라며 "통계청은 지금껏 이런 자료를 한번도 외부에 제공한 적이 없다"고 했다.

강 청장은 추 의원 주장에 "당시 국책 연구기관에 근무하면서 소득분배 관련 연구를 주로 했다"며 "새로 공개된 데이터에 대한 심층분석이 필요하다는 차원으로 이해해서 그 자리에 갔다"고 강조했다.

강 청장은 "자세한 내용은 몰랐었다"면서도 "그런 과정에 관여했던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통계청에서 근무하면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추 의원은 "감사원 감사도 필요하고 홍 전 수석과 관련자들에게 법적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홍 전 수석은 명백하게 직권남용, 실정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강 청장은 윤영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학시절부터 홍 전 수석과 같은 학파인가"라고 묻자 "맞다"고 답했다. "보상에 따라 통계청장에 임명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엔 "인사권자의 판단에 대해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또 통계청이 정부 입맛에 맞는 통계 제공에 앞장선다는 주장엔 "결코 그렇지 않다"며 "그런 오해에 대해 누차 말씀 드렸듯 정치적으로 편향된 의도를 가지고 통계를 발표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믿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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