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중국의 핀테크 현황과 대표 핀테크업체의 면면을 봐도 세계 톱 수준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중국 핀테크시장 규모는 2015년 3000억위안(약 51조원)에서 2019년엔 1조5000억위안(약 153조원)으로 연 45%의 급성장세인 데다 미국의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에 맞서는 ‘배트맨’(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중국 크라우드펀딩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징둥, 세계 최대 온라인보험사 중안보험 등이 줄을 잇기 때문이다.
둘째, 중국 정부의 ‘선(先) 허용 후(後) 보완정책’이다. 벤처 스타트업에 대해 바로 ‘규제의 메스’를 대지 않는 인내심 있는 허용(Tolerance)정책이 신산업의 육성과 혁신에 단단히 한몫했단 평가다. 시장에선 BAT 등이 핀테크업체면서 글로벌 빅테크(Big Tech)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도 중국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중요했다고 보고 있다.
그럼 중국의 핀테크는 어느 수준까지 와있는 걸까. 글로벌 시장에서 핀테크 성장단계는 크게 4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의 언번들링(Unbundling·분리된 개별금융서비스), 2단계의 디지털플랫폼 형성, 3단계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술과의 융합, 4단계의 O2O(온·오프라인 연계) 등 다른 산업과의 시너지 창출 단계가 그것. 시장에선 중국이 현재 3단계를 거쳐 4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 2016년부터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컴퓨팅, 블록체인 등 디지털기술과의 융합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뿐 아니라 O2O, 공유업체와도 빅데이터를 매개로 한 협력이 대단히 활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융합 핀테크, 소위 테크핀으로서 앤트파이낸셜, 바이두윈, 루팍스(陸金所), 360금융 등은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유명해졌다.
이러한 중국이 지난 8월22일 인민은행을 통해 핀테크 3개년 발전계획(2019~2021년)을 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핀테크를 통한 금융선진화와 금융위험 방지강화. 중국 금융당국이 P2P(개인간 거래) 등 위험요소가 있는 핀테크를 챙기겠다는 뜻도 있지만 최근 발표한 중국 금융시장 개방과 맞물려 중국의 핀테크 경쟁력을 최대한 활용, 신시장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정책의지의 표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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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유니콘 중 10% 이상이 핀테크인 데다 금융선진국은 물론 중국,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들도 핀테크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핀테크 발전단계는 두 번째 디지털플랫폼 형성단계에 진입한 후 국회에 상정돼 있는 신용정보법 개정안 통과 여부에 따라 3단계 입성을 눈앞에 뒀다. 다시 한 번 조속한 신용정보법의 국회 통과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