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이어 HSBC 마저… "최대 1만명 감원"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10.07 13:14
글자크기

파이낸셜타임스 보도… 지난 8월 계획 합치면 전체 6% 규모

/사진=AFP/사진=AFP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에 이어 영국계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인원 감축에 나서며 글로벌 투자은행(IB)의 구조조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두 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HSBC가 비용 절감을 위해 최대 1만명 감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관계자 중 한 명은 "비용의 가장 큰 부분은 인력"이라며 "두 자릿수 수익률을 보이는 곳은 아시아인데, (그렇지 못한) 유럽에 왜 이렇게 많은 인력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앞서 HSBC는 지난 8월 저금리, 무역갈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4700명 규모를 감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추가로 1만명이 감원되면 전체 인력(약 23만8000명) 가운데 6%가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것이다.

당시 HSBC는 존 플린트 최고경영자(CEO)의 퇴임 소식과 함께 감원 계획을 발표했고, 플린트의 후임자로 노엘 퀸 수석부사장이 임시 CEO로 임명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플린트가 물러난 배경에는 감원 등 어려운 결정을 기피하는 모습을 보인 점이 작용했다. 새로 부임한 퀸 CEO는 에웬 스티븐슨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손을 잡고 새로운 비용 절감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FT는 전했다. 스티븐슨 CFO는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C)에서 일할 당시 막대한 비용을 낮춰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관계자는 HSBC가 아직 공개 시기를 확정 짓지 않았으나, 이달 3분기 실적과 감원 계획을 함께 발표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체 수익의 약 80%를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의 인원은 오히려 늘릴 것으로 보인다. HSBC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자산운용 부문에 오는 2022년 말까지 600명 이상을 충원할 계획이다.

HSBC의 감원 소식은 최근 글로벌 IB의 잇따른 구조조정 연장선에 있다. 앞서 독일 도이체방크는 지난 8월 정규직 인력의 20%에 달하는 1만8000명을 줄이겠다고 선언했고 HSBC, RBC와 함께 영국 4대 은행 중 하나로 꼽히는 바클레이스와 프랑스 대형은행 소시에테제네랄, 미국 금융회사 시티그룹 등도 올해 인원 감축을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은행들이 발표한 감원 규모는 약 5만8200명에 달한다.


1865년 스코틀랜드 상인이 홍콩에서 설립한 HSBC는 1991년 영국 런던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67개국에서 3900여 개 지점을 지닌 HSBC는 지난해 12월 기준 자산 규모가 2조5580억달러(약 3062조원)에 이른다. 이는 유럽 은행 중 최대이자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큰 규모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