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채권형 펀드에서 "한달새 6000억 빠졌다"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9.09.2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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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10조원 이상 유입, 최근 채권가격 하락에 자금유출, 1주일 새 4000억 빠져

안전자산 채권형 펀드에서 "한달새 6000억 빠졌다"


최근 채권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 여파로 안전자산인 채권형펀드의 자금 유입세에 제동이 걸렸다. 올들어 채권금리 하락세 속에서 뭉칫돈이 유입된 채권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한달새 5850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특히 최근 1주일새 3980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는데, 연초 이후 10조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된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말 이후 자금 유입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최근 국내 채권형펀드의 자금 이탈은 채권시장 강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채권금리가 다시 상승하면서 채권형펀드 투자가 줄고 환매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국고채 3년 금리는 지난달 26일 1.121%까지 떨어진 뒤 지난 25일 1.304%, 회사채 3년 금리(AA-)는 지난달 19일 1.628%까지 하락한 뒤 지난 25일 1.807%까지 상승한 상황이다.

최근 국내 채권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건 올 들어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유럽과 중국의 잇단 경기부양 조치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국내 채권의 인기가 떨어진 영향이다. 수급측면상 쏠림현상 우려로 국내 채권금리가 과도하게 떨어졌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상품별로는 설정 규모가 큰 대표 채권형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다. 국내 대표 단기채 펀드인 유진챔피언단기채(A클래스 기준)와 우리하이플러스채권이 각각 한달새 2620억원, 1600억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가 자금유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다.

두 펀드는 각각 전체 운용규모가 3조2000억원, 3조9000억원으로 업계 최대를 자랑하는데, 지난달 이후 일시적으로 기관 등 대규모 투자자들의 환매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표 크레디트(신용) 채권 펀드인 한국투자크래딧포커스(1630억원)도 상위권에 올랐다.

다만, 하반기 국내 채권시장의 강세 기조가 이어질 수 있어 채권형펀드로 다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산운용사 채권형 펀드 매니저는 "하반기 국고채 3년물 등 채권 금리가 상반기 수준으로 회복 한 뒤 내년 하반기에 추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기업들의 연말 자금 수요가 늘면서 채권가격이 약세를 보인 뒤 다시 자금 수요가 줄면서 채권가격이 강세를 보일 수 있어 채권형펀드 자금유출입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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