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사례가 LG디스플레이 (10,320원 ▲40 +0.39%)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6일 긴급 이사회에서 실적악화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한상범 부회장(CEO·최고경영자) 후임으로 정호영 LG화학 사장을 선임했다.
LG그룹 지주사 ㈜LG (78,900원 ▲1,000 +1.28%) 대표이사인 권영수 부회장도 LG전자 CFO를 지낸 재무통이다. 권 부회장이 2007~2011년 LG디스플레이 CEO를 맡았을 때 CFO가 정 사장이었다. 권영수-정호영 콤비는 당시 적자 실적이었던 LG디스플레이를 흑자로 돌려세우는 데 성공했다.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두산그룹에서도 최근 재무통 인사들을 주요 라인에 전면 배치했다. 'CEO-CFO 각자 대표체제'를 구축, 재무라인에 힘을 싣는 추세다.
그룹 지주사인 ㈜두산 (137,600원 ▲2,600 +1.93%)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김민철 지주부문 CFO(부사장)가, 두산중공업 (16,210원 ▲350 +2.21%)은 박지원 두산 회장과 최형희 재무관리부문장(부사장)이, 두산인프라코어 (8,020원 ▲50 +0.63%)는 손동연 사장과 고석범 재무관리부문장(전무)가 각자 대표로 회사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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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지난해 SK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 부사장으로 최규남 제주항공 전 대표를 깜짝 발탁한 배경 역시 최 부사장의 23년 금융투자부문 경력이었다는 분석이다. 최 부사장은 비즈니스모델 개발, 해외기업 M&A(인수·합병) 등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 9대 회장으로 취임한 최정우 회장은 50년 포스코 역사에서 첫 재무통 CEO다.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해 포스코와 포스코건설, 포스코대우에서 CFO, 기획재무본부장, 경영전략실장을 지냈다.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에선 이상훈 이사회 의장이, 현대차 (249,500원 ▼500 -0.20%)그룹에선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통한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경영 불확실성과 새로운 전략 설정에 당면한 기업이 숫자에 밝은 재무통 리더를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며 "현재 사업구조로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려운 현실에서 실적 방어와 사업 재편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고민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