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준비 나선 스키장…주춤한 日스키여행, 마니아 잡을까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19.09.1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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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일본 스키여행 수요 다소 꺾일 전망…국내 스키장, 가족단위 스키 마니아층 공략 나서

강원 홍천군 비발디파크에 몰린 스키인파. /사진=뉴스1강원 홍천군 비발디파크에 몰린 스키인파. /사진=뉴스1


더위가 물러나자마자 국내 스키장들이 겨울준비에 한창이다. 국내 주요 스키장들은 다양한 혜택을 담은 시즌권을 일제히 내놓으며 스키 마니아 공략에 나섰다. 올해 일본 스키여행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는 스키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스키업계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키인구가 감소세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 등에 따르면 2017~18시즌 스키장 방문객은 435만 명으로 2008~2009년 663만 명으로 기록한 이후 매년 하락하고 있다. 몰링(복합쇼핑몰에서 여가를 보내는 행위)', '호캉스(호텔+바캉스)' 트렌드 성장 등 여가문화가 바뀌었고,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과 미세먼지 등 환경변화까지 이어져서다.



특히 일본 스키여행 성장에 따른 타격도 적지 않다. 국내에서 스키를 즐기는 대신 일본을 다녀오는 사람이 늘어서다. 일본은 스키장 규모가 크고 대부분 자연설로 설질도 좋은 등 전반적인 인프라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온천 등 관광 콘텐츠가 많고 비용도 합리적이라 각광 받는다.

실제 겨울철이면 일본 스키여행 상품이 인기다. 대표적으로 일본 스키여행 상품을 다루는 일본스키닷컴은 지난해 6000여 명의 여행객을 송출했다. 하나투어 등 주요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들도 매년 스키여행 상품을 선보이고 있고,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동호회나 지인끼리 개별적으로 준비하는 여행객도 많아 전체 규모는 훨씬 클 것이란 분석이다.
일본 스키여행객들의 대표적 명소로 꼽히는 행객들의 대표적 명소로 꼽히는 일본 니가타현 묘코시의 롯데아라이리조트. /사진=롯데호텔일본 스키여행객들의 대표적 명소로 꼽히는 행객들의 대표적 명소로 꼽히는 일본 니가타현 묘코시의 롯데아라이리조트. /사진=롯데호텔
하지만 올해는 지난 7월부터 악화된 한일관계로 '일본여행 보이콧' 분위기가 확산하며 변화가 불가피하다. 전반적인 일본여행 수요가 바닥까지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일본정부관광청(JNTO)의 전날(18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30만87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48%나 감소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하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일본 스키여행 수요도 다소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스키장들도 각종 혜택을 추가한 시즌권을 앞다퉈 내놓는다. 일본 스키여행을 놓고 갈팡질팡하는 스키 마니아를 노렸다. 여가문화 변화에 따른 전체 스키인구 위축은 어쩔 도리가 없지만, 겨우내 매주 스키를 즐기는 고정 고객층이 늘어나면 수익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단위 공략에 집중하는 것이 특징이다. 재구매 고객에게 특가 혜택을 주는 것을 물론이고 자녀 무료 이용권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홍천 비발디파크는 특가권(대인) 및 여성권(대인) 구매 시 10세 이하 자녀에게 시즌권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오는 23일까지 1차 사전판매를 진행 중인 평창 휘닉스 스노우파크도 프라임 시즌권 구매자에게 자녀 시즌권(13세 이하)을 준다. 하이원리조트와 곤지암리조트는 워터파크와 스파 등 리조트내 부대시설 및 객실 우대권을 결합한 상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일본까지 원정을 떠나는 스키 마니아를 온전히 붙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스키업계 관계자는 "남녀노소 스키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아지며 해외 스키여행이 늘었는데 일본은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점에서 인기가 높았을 뿐, 일본이 유일한 여행지는 아니었다"며 "스키 마니아들이 성수기면 번잡해지고 인공설 위주인 국내 스키장으로 돌아오는 대신 러시아나 뉴질랜드 등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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