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버나이트(하루짜리) 레포 금리 추이. /사진=블룸버그
미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공개시장에서 연방기금금리를 목표치인 2~2.25% 범위로 유지하기 위해 미 국채와 기관채,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담보로 환매조건부채권(레포·Repo) 거래를 수행했다"면서 "이를 통해 530억달러(약 63조원)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연준이 시중에 급히 단기유동성을 공급한 것은 이날 오전 단기대출의 기준이 되는 레포 금리가 10%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불과 하루 전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 단기자금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인데, 쉽게 말해 짧은 시간 융통할 돈을 구하기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문제는 미 단기자금시장의 경색이 전체 금융시장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점이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채권부문의 아시시 샤 공동최고투자책임자(Co-CIO)는 이번 사태를 "빅딜(Big Deal·중대 사건)"이라고 부르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채권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단기금리 급등은 이날 이틀 일정으로 시작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효연방기금금리(EFFR)가 지난주 2.14%에서 연준 목표치 상단인 2.25%까지 올라서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를 1.75~2%로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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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서 '채권왕'으로 통하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는 "연준이 이번 단기금리 급등 사태를 이용해 대차대조표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추가 양적완화의 초기단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이 2017년 10월 시작한 양적완화 축소 작업을 끝내고 다시 양적완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