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과 잠정적 무역합의도 고려"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9.14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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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중간 단계의 잠정적(interim) 무역합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달초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잠정 합의안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잠정 합의도 우리가 고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석가가 잠정 합의를 말한다. 쉬운 것부터 먼저, 일부만 우선 하겠다는 뜻"이라며 "그건 쉽지도, 어렵지도 않다. 합의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완전한 무역협정에 서명하는 것을 더욱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미 행정부가 중국과의 잠정적 무역합의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 같은 보도에 "전혀 아니다"라고 부인했었다.

1년 넘게 무역전쟁을 이어온 미국과 중국이 잇따라 화해의 손짓을 주고 받으면서 무역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가오펑(高峰)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베이징에서 정례브리핑을 통해 "중국 기업들이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를 구매하기 위한 가격 문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했었다.


가오 대변인은 "미중 양측의 실무진이 조만간 만나 최고위급 무역협상을 준비할 것"이라며 "협상을 위해 양측이 좋은 여건을 조성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일부터 25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30%로 높이려던 것을 다음달 15일로 2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다음달초 고위급 무역협상의 결과를 지켜본 뒤 시행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일 건국 70주년 기념일을 맞는 중국에 대한 선의로 관세를 미루기로 했다”며 “류허 중국 부총리의 연기 요청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의 유화적 제스처에 대한 화답 성격이 짙다. 같은 날 중국 재무부는 유청과 어분, 일부 윤활유 등 16개 품목을 대미 추가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16가지 품목에 대한 추가관세는 오는 17일부터 2020년 9월16일까지 1년간 면제된다

미국의 대중국 추가관세 연기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재개는 중국이 미국에 제안한 '스몰딜'(중간 합의) 방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최근 중국은 미국이 대중국 관세 인상을 미루고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을 완화할 경우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늘리겠다고 제의한 바 있다.

미중 양국은 이번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이달 중순부터 차관급 실무협의를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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