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결혼 4년 차인 김상원씨(가명·37)는 4년째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중이다. 이번 추석을 앞두고도 처가 먼저 가자는 아내와 추석 전날과 당일엔 꼭 집에 오라는 어머니 사이에서 골머리를 앓았다. 절충안을 고안해내도 매번 갈등은 생기기 마련. 올해 추석엔 부디 어머니가 "하룻밤 자고 가"라고 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남성들에게도 '명절'은 스트레스다.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 놓인 2030 남편들은 명절에 의견 차이가 생길 때마다 어느 편도 들 수 없어 난감하다고 입을 모은다.
명절증후군이 어떤 형태로 나타났는지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스트레스'라는 응답이 48.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의욕상실(33.7%) △
피로(25.3%) △소화불량(24.5%) 등의 증상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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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결혼한 지 1년밖에 안 됐는데 아내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게 돼 정말 미안했다. 이해해주지 않는 어머니가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동시에 부모님 세대에겐 받아들이기 힘든 변화란 생각도 들었다"며 "이번 추석에도 주방에 들어갈 건데 어머니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너무 어렵다. 그냥 명절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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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결혼을 앞둔 직장인 임모씨(29)는 "결혼 날짜까지 다 잡은 상태라 추석 때 양가에 인사드리러 간다. 여자친구가 이번에 가서 부모님께 내년부터 설엔 처가, 추석엔 시가에 가겠다고 확실히 말해달라고 했다 부모님이 못마땅해하실 모습이 눈에 선해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가 다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족 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고강섭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성세대는 성차별적 명절 관습에 이미 물들어 있다"며 "자칫하면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어 여성들은 먼저 이야기 꺼내길 힘들어하는 편이다. 남성이 먼저 문제를 자각하고 틀을 깨는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