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 굴기'…"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70%가 중국"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19.09.1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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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32조원 투자, 기술 수준도 도약…"유럽 합작사 설립보다 중국 대규모 투자가 더 위협적"

中 '배터리 굴기'…"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70%가 중국"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탄탄한 원재료 공급망과 거대한 내수시장,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1995년 BYD(비야디)를 시작으로 전기차 산업 태동기를 거쳐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규모는 줄었지만, 기업들이 투자를 확 늘리는 추세다. 전통적인 배터리 산업 강자인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글로벌 리튬배터리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다.

10일 외신 보도와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세계 시장에서 약 70%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해 50% 점유율에서 한층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 모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상위 10개사 가운데 7개사가 중국 업체이다.



◇상반기 총 32조원 투자…기술력도 글로벌 수준 올라=올 상반기 중국 업체들의 배터리 관련 사업은 24개이며, 총 투자 규모는 1900억위안(약 32조원)을 넘었다. 이 가운데 투자 규모가 100억위안(약 1조6855억원) 이상인 사업이 6개다.

특히 원통형·각형·파우치형 가운데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의 '대세'로 떠오른 파우치형(주머니 모양) 삼원계 배터리 사업이 늘었다. 기술력에서도 한국, 일본 기업과 비교해 흠잡을데가 없다는 뜻이다. 3가지 소재를 혼합하는 삼원계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의 비율에 따라 나뉘는데, 이 가운데 니켈 함량이 높아 고출력 및 내구성을 담보하는 NCM 811을 중국 업체들이 생산 중이다.



상반기 배터리 투자 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기업은 헝다(恒大)그룹이다. 헝다는 지난 6월 광저우에 1600억위안(약 26조9680억원)을 투자해 연산 100만대 규모의 전기차-배터리-전기모터 공장 등 3개의 공장을 건설했다. 스웨덴 사브(SABB)의 대주주이기도 한 헝다는 배터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8000여 명의 직원의 뽑겠다는 공고를 최근에 냈다.

◇독일·일본·인도 등 해외업체와 합작·공동개발 활발=해외 업체들과의 합작, 지분투자 등 협업 시도도 활발하다. 복수의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폭스바겐이 궈쉬안(国轩高科)과 지분 인수, 혹은 합작사 설립을 검토 중이다. 궈쉬안은 지난 5월 인도 타타(Tata)와 인도에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는 협약도 맺었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는 캡티브(captive·비야디 내에서 배터리와 전기차 모두 생산) 비중이 97%에 달하지만 독일 아우디·폭스바겐, 중국 장안기차·장성기차, 일본 토요타 등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협상 중이다.


특히 유럽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우디는 LG화학의 배터리 수급 부족 문제로 올해 'e-트론' 생산량을 당초 목표치보다 1만대 낮춘 4만5242대로 조정하면서, 2차 거래선으로 BYD를 선택했다.

광둥성 선전에 본사를 둔 비야디는 지난해 기준 매출 23조2141억원, 순이익 5866억원, 직원 수 22만명에 달하는 거대 기업이다.
CATL의 전기차 배터리/사진제공=CATL 홈페이지CATL의 전기차 배터리/사진제공=CATL 홈페이지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컨템포러리 암페렉스테크놀로지)은 지난 2월 혼다와 전기차용 리튬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올 상반기 중국내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은 전년 동기 대비 93.6% 증가한 30GWh(기가와트시)에 달했고, 이가운데 CATL의 배터리 탑재량은 13.8GWh를 기록했다. 파라시스(Farasis)는 지난해 말 다임러와 7년간 140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과 합작사를 만들어 2024년부터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스웨덴 노쓰볼트보다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더 신경 쓰인다"며 "중국 정부가 2021년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을 없애면 소비세 등 다른 방법으로 자국 배터리 업체를 키울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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