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도체 공정용 특수목적기계를 만드는 네온테크는 지난 6일 DB금융투자의 DB금융스팩6호 (3,220원 ▲105 +3.37%)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로 하고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자산총계 100억원 규모의 DB금융스팩6호는 지난해 10월 말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다. 네온테크가 DB금융스팩6호와 합병하면 공모자금을 100억원 조달하는 셈이 된다.
이외에도 지난달 20일에는 정보보안업체 소프트캠프가 케이비제11호스팩 (1,301원 ▼34 -2.55%)과의 합병상장 심사를 거래소에 청구했다. 태양광 가로등 및 조명·광학기구 제조사 아이엘사이언스와 미용성형 의료기기 제조사 한국비엔씨 등 코넥스시장 상장사들은 물론이고 2차전지 조립공정 장비 제조사 나인테크, 환기시스템 제조사 그렉스 등이 6~8월에 걸쳐 스팩상장을 시도하고 있다. 전자부품 제조사 이랜시스는 이미 IBKS제6호스팩 (6,260원 ▼50 -0.79%)과 합병승인을 받아 이전상장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스팩합병이 다시 인기를 끄는 것은 공모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이 대폭 줄어들어 비상장사에게 상당히 유리하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등 공모가 확정을 위한 과정을 거치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가격이 매겨질 때 상장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는 것과 달리 스팩합병의 경우는 비상장사가 받아가는 공모자금의 액수는 이미 정해져 있다. 단지 합병비율이 문제가 될 뿐이다. 스팩 주주들과 비상장사 주주들 사이의 힘겨루기가 녹록치 않지만 상장 절차 전체의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는 장점은 이 같은 단점을 상당 부분 상쇄한다는 평가다.
스팩 자체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이해가 높아지면서 스팩이 처음 시장에 상장될 때 인기도 매우 높다. 지난달 20~21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실시한 상상인이안스팩2호는 청약경쟁률이 297대 1을 기록했다. 같은 달 7~8일 일반 투자자 청약을 실시한 미래에셋대우스팩3호도 5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스팩은 상장 후 3년 내 비상장사와 합병하지 못하면 청산해야 하지만 스팩 주주들은 스팩 상장 당시 공모가를 기준으로 산정된 지분가치에 일정 수준의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비상장사와 합병이 성사됐을 경우는 주가상승에 따른 시세차익도 거둘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다양한 규모의 스팩이 많아지면서 비상장사들이 상장을 택할 수 있는 통로도 그만큼 다각화됐다"며 "스팩상장의 안정성은 최근처럼 증시가 불안할 때 더욱 부각되는 만큼 스팩상장은 물론이고 스팩합병 역시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