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바이오 IPO 3번째 도전, 바이오 투심 극복할까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19.09.0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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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5조 규모 신약기술 수출 성공, 기술성평가→성장성 특례로 선회

브릿지바이오 IPO 3번째 도전, 바이오 투심 극복할까


바이오 벤처기업 브릿지바이오(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최근 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냉각된 상황이지만 최근 조(兆)단위 기술수출에 성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재차 시장에 노크한 것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3일 대신증권과 KB증권을 주관사로 삼아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브릿지바이오가 택한 상장전략은 성장성 특례상장이다. 주관사가 공모주 투자에 참여한 개인투자자의 요청이 있을 때 공모가의 90%로 되사는 조건으로 상장을 허가해달라고 하는 방식이 성장성 특례상장이다.

브릿지바이오는 NRDO(개발 중심 바이오벤처) 기업으로 분류된다. 자체적으로 연구센터를 갖추지 않은 채 외부에서 신약물질을 사들여서 임상을 수행한 후 시장진출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대형사에 되파는 게 NRDO업체의 사업 방식이다. 앞서 브릿지바이오는 두 차례 기술성 특례상장을 시도했다가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해 상장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려면 거래소가 지정한 2곳의 평가기관으로부터 A, BBB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하는데 이 점수를 받지 못했던 것이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7월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잉겔하임과 11억4500만유로(약 1조52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브릿지바이오는 2017년 레고캠바이오로부터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 'BBT-877'을 200억원에 도입해 2년만에 70배 이상의 가격을 받고 되파는 통로를 마련했다.

물론 1조5200억원 전부가 브릿지바이오로 유입되는 것은 아니다. 전체 계약규모의 일부만 계약금 등 명목으로 유입되는 데 그치고 나머지는 추후 해당 물질이 제품화돼서 실제 매출이 일어날 때 추가로 유입된다. 그럼에도 베링거잉겔하임이 브릿지바이오의 BBT-877을 주목했다는 자체가 일단은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는 평가다. 실제 계약금 등 명목으로 이미 450억원이 브릿지바이오에 유입됐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브릿지바이오는 매출이 '0'이었다. 그러나 이번 기술수출 성공에 따른 계약금 등의 유입으로 브릿지바이오는 창립 5년만에 첫 실적을 기록하게 됐다.

그러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다더라도 공모과정에서 얼마의 밸류에이션이 매겨질지가 상장성사 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8월 신라젠 임상중단 여파로 바이오업종 전체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바이오종목에 대한 투자심리도 극도로 냉각됐다. 동종업계의 주가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공모가밴드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기준 브릿지바이오는 자산총계(116억원)보다 부채총계(576억원)가 더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한 해 매출은 없었으나 연구개발비 125억원 등 비용이 지속적으로 투입돼 1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정규 대표가 29.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VC(벤처캐피털)인 KTB네트워크를 비롯한 FI(재무적투자자)가 RCPS(전환상환우선주) 형태로 57%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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