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손실 벗나' 투자자 안도의 한숨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황국상 기자 2019.09.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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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ELS(파생결합증권)가 손실위기를 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홍콩정부가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공식 철회를 발표할 것이란 소식에 현지 증시가 큰 폭으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LS 투자자들은 가슴을 쓸어내리게 됐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송환법 공식 철회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은 크게 반겼다. 홍콩 항셍지수는 장중 4% 넘는 상승률을 보였으며 홍콩H지수도 3%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8월 한 때 2만5000대를 깨고 내려갔던 항셍지수는 2만7000선 회복을 바라보고 있으며 홍콩H지수도 1만선을 탈환했다.

송환법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해당 법이 시행되면 홍콩 내 인권 운동가나 반정부 인사 등이 중국 본토에 인도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규모 시위가 6월초부터 이어져 왔다.



국내 ELS 투자자들도 한시름 덜었다. 그동안 정치적 불안으로 홍콩 증시가 급락하면서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주가연계증권)가 손실 가능구간(녹인,Knock-in)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상태였다.

홍콩H지수는 지수형 ELS의 핵심 구성 종목이다. 국내 지수형 ELS는 통상 코스피 200을 비롯해 3개 지수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은데, 홍콩H지수는 유로스톡스(EUROSTOXX)50지수, S&P500지수 등과 함께 자주 등장하는 단골 기초자산이다.

올해 홍콩H지수 저점은 지난 8월15일 기록한 9731.89로, 연고점 대비 하락률은 18%였다. 통상 ELS는 발행된 시기의 지수대에서 45~50% 더 떨어져야 손실구간에 진입하기 때문에 올해 발행한 ELS는 상대적으로 녹인 위험이 적었다.


그러나 시위가 장기화될 경우 지수가 추가 하락할 수 있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특히 지난해 초 홍콩H지수가 1만3000선을 넘어섰을 때 투자한 사람들은 더욱 녹인 위험이 컸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은 정치 리스크가 시장 리스크로 전이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까지 불거지고 있었다"며 "송환법 철회라는 핵심 요구사항이 관철된 만큼 시위가 완전히 끝나지 않더라도 잦아들 것이고 주가도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ELS는 만기가 3년 정도인만큼 두고봐야 한다"면서도 "이전보다 홍콩H지수 추종상품 자체가 줄었고, 위험도 줄어든 만큼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한편에선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콩정부의 스탠스가 유지될지, 그리고 시위 진압과정에서 체포된 시민들에 대한 후속 조치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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