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 1순위' 일본차 안샀다…판매량 1/3 토막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09.0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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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판매량 전년比 57%↓, 월 판매량 8년 만에 최저...독일차 판매 늘리며 빈자리 채워

 일본의 수출규제로 일본산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지난달 서울 시내 렉서스 전시장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스1 일본의 수출규제로 일본산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지난달 서울 시내 렉서스 전시장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스1


일본차 월 국내 판매량이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불매운동 영향으로 두 달 사이 판매량이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일본차의 빈자리는 독일차가 차지하고 있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8월 △렉서스 △토요타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5개 일본 브랜드 판매량은 139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9% 감소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일어난 불매운동이 벌어지기 전인 지난 6월(3946대)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64.6% 줄었다. 지난 6월 20.4%였던 점유율은 두 달 사이 7.7%로 떨어졌다.

'불매 1순위' 일본차 안샀다…판매량 1/3 토막
일본 브랜드 차량의 월 판매량이 1400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1년 7월 이후 처음이다. 2011년 연 1만8936대를 판매했던 일본차는 지난해 4만5253대로 2배 이상 판매량을 늘리며 세를 불렸으나 불매 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렉서스를 제외한 전 브랜드의 판매가 지난해 대비 급감했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해 △혼다 80.9% △닛산 87.4% △인피니티 68% △토요타 59.1% 판매량이 줄었다.

렉서스는 인기모델인 ‘ES300h’가 440대 팔리며 지난해보다 판매가 늘었지만 신규 계약보다는 기존 계약물량의 인도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렉서스도 전월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38.6%나 줄었다.

특히 혼다와 닛산은 판매량이 80% 이상 급감하며 심각한 상황에 빠졌다. 지난 8월 판매량이 혼다 138대, 닛산 58대에 그쳤다. 일부 딜러사는 한국법인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차 부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불매운동이 수그러들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자동차 번호판이 바뀌면 일본차 신규 구매자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글이 공유될 정도다.

일본차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전체 수입차 시장은 역성장했다. 지난달 수입차 전체 판매량은 1만812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 줄었다.

일본차의 빈자리는 대부분 독일차가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독일차 판매량은 1만210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3% 늘었다. 점유율은 66.8%로 지난해와 비교해 16.1%포인트 상승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6740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BMW 4291대, 미니(MINI) 1095대 순이었다. 벤츠는 지난 8월보다 판매량이 2배 이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 브랜드는 신차 출시와 인증 절차 마무리 등으로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며 “일본차 부진의 반사이익도 일정부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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