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다음주 개각… '망언제조기' 인사들 입지 '탄탄'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9.0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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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재무상·스가 관방장관 등 유임 예상… '포스트 아베' 고이즈미 입각 여부도 관심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음 주 개각을 단행한다고 2일 밝혔다. '망언 제조기'라 불릴 정도로 한국에 연일 강경 태도를 취하는 아베의 핵심 인사들은 대부분 유임할 것으로 보인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열린 당정회의에서 "다양한 과제에 도전해 나가기 위해서 다음 주 개각을 실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참의원 선거에서 받은 국민의 강력한 지지에 응해 약속한 정책을 하나하나 실행해가겠다"며 "안정과 도전의 강력한 포진을 갖추고 싶다"고 했다.



개각은 오는 10~12일이 유력한 시점으로 점쳐진다.

개각 방향에 대해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가 "여당은 노인, 장년, 청년 인력의 보고"라고 말했다는 점에 비추어, '입각 적령기'의 의원뿐만 아니라 중견이나 젊은 인재 기용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여권은 이번 개각에서 대폭 변화를 예상한다.



우선 대한(對韓) 강경파들은 대부분 유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총리가 정권의 핵심 인물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유임 의향을 굳혔다고 전했다.

아소 부총리는 일제강점기에 대한 망언을 쏟아내는 걸로 유명하다. 그는 "창씨 개명은 한국인이 원해서 했다"거나 "일본이 한글 보급에 공헌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스가 관방장관 역시 독도 문제를 놓고 최근 "독도는 일본땅"이라거나 "한국 국회의원들의 독도 방문을 용납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 전쟁을 해서라도 독도를 빼앗아와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마루야마 호다카 중의원 의원의 발언을 놓고도 "노코멘트"라며 침묵을 지키기도 했다.


아베 총리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당내 '서열 2위'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도 유임이 예상된다. 니카이 간사장은 아베의 '4연임'을 지지하는 인물로, 지난달에는 한국 의원외교단의 면담 요청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며 반발을 사기도 했다.

반면 또다른 강경파인 고노 다로 외무상의 거취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야당에서도 "한국의 체면도 일정부분 세워줬어야 하는데 얼굴에 진흙칠만 했다"면서 고노 외무상 책임론을 주장하는 등 입지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와서다.

이밖에 '포스트 아베' 후보로 차기 총리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고이즈미 신지로 중의원 의원의 입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지로 의원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으로 올해 38살의 젊은 인재다. 그는 니혼게이자이신문 여론조사에서 선호도 29%로 2위 아베 총리를 11%포인트나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총리의 마지막 개각은 지난해 10월이었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당 총재 3연임에 성공한 지난해 가을 인사 땐 파벌 안배에 신경 썼다면 이번 개각과 인사에선 남은 임기 동안(2021년 9월까지) 후계 양성과 헌법 개정 등 정치적 과제 수행을 의식한 인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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