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삼성' 한 눈에 알아보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9.08.2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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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보다 4배 더 선명, 사람 눈으로 구별 가능…저화질 영상' 업스케일링' 기술로 변환, 콘텐츠 확대

삼성전자가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QLED 8K로 본 우주'라는 콘셉트 영상을 제작, 공개했다. 미 항공우주국 전직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가 우주에서 촬영한 지구를 삼성전자 QLED 8K TV로 감상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가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QLED 8K로 본 우주'라는 콘셉트 영상을 제작, 공개했다. 미 항공우주국 전직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가 우주에서 촬영한 지구를 삼성전자 QLED 8K TV로 감상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사람의 눈이 UHD로 불리는 4K 영상과 이보다 4배 더 선명한 8K(초고화질·해상도 7680×4320) 영상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8K TV를 선보였을 때 나왔던 얘기다. 8K TV를 출시한 삼성전자의 판단이 시장성 면에서 오판이라는 의도가 다분히 배어나는 질문이기도 했다.

올 6월 세간의 이런 비판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계 측정으로는 확인이 어려웠던 4K와 8K의 해상도 차이를 사람의 시력으로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다는 게 입증된 것. 박영경 이화여대 색채디자인연구소장이 3개월 동안 120명의 시청 경험을 분석해 내놓은 결과다.



박 소장은 "우리 눈은 물체를 시각화할 때 입체감을 느끼면서 과학적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데 8K 영상은 이런 착시 효과를 만들어 더 실제처럼 보이게 한다"며 "8K 화면에서 무게감, 온도감, 실체감 등 실물 이상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8K 대중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경민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장이 발표한 연구 결과도 같은 연장 선상에 있다. 이 소장은 8K 수준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뇌과학 관점에서 더 나은 시청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람의 눈은 아주 미세한 배열이 어긋난 것도 알아차린다. 때문에 픽셀 기반의 화면에서 선 배열이 어긋난 것을 인지하는 '스테핑 효과' 현상이 증가할수록 화면 속 사물을 덜 만족스럽고 덜 실제적으로 인지하게 된다는 것이 연구의 주요 내용이다.

4K에서 8K로 해상도가 올라가면 색상, 명암비, 선명도 등에서 더 생생하고 현실감 넘치는 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지난 7월2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토트넘 홋스퍼와 유벤투스의 경기를 8K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이 경기엔 손흥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데 헤아, 폴 포그바 등 스타선수들이 대거 참가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가 지난 7월2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토트넘 홋스퍼와 유벤투스의 경기를 8K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이 경기엔 손흥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데 헤아, 폴 포그바 등 스타선수들이 대거 참가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 인공지능 업스케일링 기술 가치도 각광
= 8K 논쟁에서 시기상조와 무용론의 대표적인 근거로 등장하는 콘텐츠 부족 문제 역시 그다지 큰 걸림돌이 아니라는 게 최근 전문가들의 견해다.

TV 전문 기고가 존 아처는 이런 지적에 대해 포브스 기고문에서 "4K TV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순수한 4K 콘텐츠는 거의 없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8K TV가 보편화되면 자연스럽게 8K 콘텐츠가 증가할 것"이라며 "지금도 일본·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8K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처는 4K나 풀HD 해상도의 영상을 8K의 초고화질로 변환해주는 '8K 업스케일링' 기술로 콘텐츠 부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스콧 켈리 미항공우주국(나사·NASA) 전직 우주조종사가 우주정거장에서 4K 해상도로 촬영한 이집트·호주 지역의 모습을 8K 화질로 업스케일링한 영상을 공개해 찬사를 받았다.

스콧 켈리는 "우주선 창문에 난 흠집까지 보여주는 8K TV의 섬세한 화질에 감탄했다"며 "마치 우주에서 경험한 것을 그대로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8K TV를 선보이면서 독자적인 반도체 기술에 기반한 '퀀텀 프로세서 8K'를 탑재해 AI 업스케일링 기술을 구현했다. 이는 고해상도와 저해상도 영상의 차이를 머신러닝 기반으로 분석해 최적의 영상 변환 필터를 생성해주는 기술로 원본 영상의 화질에 상관없이 해상도를 8K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장 8K TV 시장 성장세는 더디겠지만 미래에 대비해 8K TV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며 "8K 초고화질이 AI 업스케일링 기술을 기반으로 제공하는 풍부하고 깊이감 있는 영상이 몰입감과 만족감을 높여 8K TV 대세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최로 지난 5월31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르네상스 호텔에서 열린 'QLED 8K' 테크세미나에서 업계 전문가들이 QLED 8K TV의 AI 업스케일링(고화질변환) 기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주최로 지난 5월31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르네상스 호텔에서 열린 'QLED 8K' 테크세미나에서 업계 전문가들이 QLED 8K TV의 AI 업스케일링(고화질변환) 기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 8K 방송 시대 코앞으로 다가와
= 삼성전자는 8K TV와 콘텐츠 확산을 위해 글로벌 협의체인 '8K 연합(Association)'을 주도하고 있다. 8K 연합에는 삼성전자·파나소닉·하이센스·TCL·AUO 등 기존 업체 외에 실리콘웍스·인텔·노바텍 등 디스플레이 구동칩 관련 기업과 패널업체 이노룩스, 미국 극장 솔루션업체 엑스페리 등 6개 업체가 추가로 이름을 올렸다.

8K 연합은 올해 초 삼성전자 주도로 파나소닉·하이센스 등이 참여해 설립한 민간 협력기구로 8K 관련 기술표준 논의와 기술·콘텐츠·플랫폼 생태계 확산 등을 추진한다. 8K 시장 성장을 위해 넷플릭스·아마존 등 콘텐츠·플랫폼 업체도 회원사로 영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8K 방송 협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KT스카이라이프는 8K 위성 방송 송수신에 성공했다.

시험 방송은 KT스카이라이프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천리안 위성을 이용해 송출한 8K 영상을 안테나에서 수신, 최신 HDMI 규격을 통해 삼성 QLED TV로 실시간 전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QLED 8K 82형 TV로 국립수목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8K 영상으로 방송, 초고화질 방송 시대의 가능성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15일 룩셈부르크에서 유럽 위성 방송 사업자 SES 아스트라와 유럽 최초로 8K 위성 방송 송수신도 시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다양한 TV 제조사가 8K TV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며 "8K 생태계 확대에 더 속도를 내 '8K=삼성'이라는 공식을 굳히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 영국 런던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피카딜리 서커스' 전광판에서 대대적으로 'QLED 8K TV'를 광고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가 지난 5월 영국 런던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피카딜리 서커스' 전광판에서 대대적으로 'QLED 8K TV'를 광고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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