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이치예술제 작가들 성명 "정치의 폭력적 개입 반대한다"

뉴스1 제공 2019.08.0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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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치 트리엔날레 참여작가 72명 항의 성명 발표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전시돼 있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NHK 캡처) © 뉴스1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전시돼 있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NHK 캡처) © 뉴스1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소녀상 전시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던 일본 최대의 국제 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참여 작가들이 6일 정치적 개입과 협박에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참여 작가 72명은 성명 '테러 예고와 협박에 대한 강력 항의'(テロ予告と脅迫に?く抗議)를 발표했다. 지난 1일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를 주제로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에서 개막한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선 역설적이게도 사흘 만인 4일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중단되고 말았다.



예술제가 열리는 동안 사무국엔 협박 메일과 전화가 쇄도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예술제 예산을 깎을 수 있다고 시사하는 등 정부의 압박이 이어지자 결국 소녀상 전시는 없던 일이 됐다.

이에 항의하는 작가들은 성명에서 "츠다 다이스케(津田大介) 예술감독은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컨셉으로 '정(情)의 시대'를 선택했다. 전 세계적으로 테러가 빈발하며 고용 삭감과 치안 및 생활고로부터의 불안, 난민이나 이민 기피 등이 최고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고 앞날을 알 수 없다는 불안, 위험에 처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그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상당수는 현재 일본에서 분출되는 감정의 울림에 맞서 불안을 느끼고 있다"면서 "우리가 참여하는 예술제에 정치가 개입하고 협박까지 행해지는 것에 깊은 우려를 느끼고 있다. 개최 기간 동안 우리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위해가 미칠 가능성을 걱정하고 그 테러 예고와 협박에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관객의 안전이 확보되는 것이 절대적인 조건"이라고 강조하고 "그 위에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의 전시는 계속되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술제 자체가 폐쇄돼 버리는 것은 작품을 볼 기회를 빼앗아 활발한 논의를 할 수 없게 하는 것이며 작품을 앞에 둔 분노나 슬픔의 감정을 포함해 다양한 수용 방법을 잃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일부 정치인들의 전시, 상영, 공연에 대한 폭력적 개입 등에 강력히 반대하고 항의한다"고 했다.


작가들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폭력이란 것의 정반대에 있는, (전시회를 관람하며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시간이 걸리는 독해와 꾸준한 이해의 길"이라면서 "개개의 의견과 입장 차이를 존중해 모든 사람들과 열린 논의와 실현을 하자는 것이 이 예술제이며 정치적 압력과 협박으로부터 자유로운 예술제가 회복, 계속되고 안전이 보장된 가운데 활달한 논의의 장소가 될 수 있길 요구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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