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 구원투수? 연기금, 이틀간 1조 코스피 순매수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9.08.0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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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장 구원투수 역할 수행할 수 있을까 주목. 2일 4600억, 5일 5200억 매수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 자금이 코스닥 시장에서 이틀간 1조원 가량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 수출규제 확대 등 투자심리가 최악인 가운데 진입한 조정국면에서 증시 구원투수 역할을 해낼 지 시장의 관심이 몰린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2일 코스피시장에서 4625억원을 순매수했고 이날은 5200억원 넘는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기금이 그간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비중을 꾸준히 축소해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모습이다.



연기금의 힘이 더해지며 이틀간 국내 기관들은 1조원 넘는 순매수에 나서 외국인 매물 7000억원 가량을 소화했다. 증시가 큰 충격을 받을 때 등판했던 연기금은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연기금이 하루 5000억원 이상 주식을 순매수한 것은 8년 전인 2012년 6월4일이 마지막이었다. 이 날은 미국 고용쇼크와 유럽 재정위기 심화로 국내외 증시가 요동친 날이다.



당시 코스닥 지수는 4.51% 하락 마감했고 코스피도 2.80% 약세를 보였고 해외도 대만, 상하이, 홍콩증시가 2~3%대 낙폭, 일본 니케이지수가 1.71% 하락하는 등 불안감이 확산됐다.

이 때 연기금이 투입되며 시장은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았고 코스피지수는 6월4일1783.13(종가)에서 6월20일 1904.12까지 반등했다. 이어진 9월과 12월 변곡점에 유입된 연기금 대량매수는 시장 방향성을 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연기금은 앞선 2011년 8월9일 급락장에서도 등장한 바 있다. 신용평가기관 S&P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조정(AAA→AA+)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 빠진 때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3.64%, 6.44% 급락했다. 당시 연기금은 코스피 주식 5789억원 규모를 순매수한 적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이 3조원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며 국내 증시를 떠나는 사이 연기금은 1조9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힘을 쏟았다.

이번 연기금 등판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증권업계는 이날 코스닥에 비해 코스피 지수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배경을 연기금 수급과 연관해 해석하고 있다. 다만 과거처럼 연기금이 시장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기금이 적절한 시기에 등장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상황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과거에는 국내 상황보다는 해외 돌발 악재 때문에 시장이 하락했기 때문에 연기금 매수가 투자심리를 안정화하는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은 해외도 문제지만 이 보다는 국내 기업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본과의 갈등이 이슈"라며 "국내총생산(GDP)과 수출둔화, 기업 실적감소 등이 한번에 겹친 상태라 어느 정도 힘이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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