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텍사스주 엘파소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거주민인 에리카 리오스(36)과 알마 리오스(61)가 울면서 지나가고 있다./사진=AFP.
3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 텍사스주 엘파소시의 대형 쇼핑몰 월마트 인근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26명이 부상을 입었다.
연이어 사상자가 발생하며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 언론의 주목을 받는 총기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미 비영리단체 '총기 폭력 아카이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총 250여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8월 3일은 올해 216번째 날로, 하루에 한 건 이상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최저 수준의 총기규제가 잦은 총기 사고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미 컬럼비아대, 뉴욕대, 펜실베이니아대 등 연구진은 지난 31일 총기 규제 관련 공동 연구 결과를 공개, 총기 규제가 적은 곳일수록 총기 보유자가 많아지면서 총기 난사도 빈번해진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복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총기를 허용하는 국가는 소비자가 총기를 구매할 경우 엄격하게 신원을 확인하지만, 미국은 연방법에서 이를 규정하고 있지 않아 신원 조회 없이도 총을 구매하기 쉽다. 특정 주(州)에서 이를 엄격하게 규정하더라도 규제를 완화한 인근 주로 이동하는 수고를 들이면 총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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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3일(현지시간)까지 발생한 미국 총격 사건 분포도. /사진=총기 폭력 아카이브 홈페이지.
미국 시민들은 지난해 미 플로리다 파크랜드 고교의 총기참사 사건 이래 총기 규제를 강력하게 외쳐왔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은 없다. 야당인 미 민주당도 이번 엘파소 사건을 비롯해 대형 총기사건 이후 매번 규제를 주장해왔지만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가입자만 500만명에 달하는 미국총기협회(NRA)가 막강한 조직과 자금력을 앞세워 로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NRA는 미국 정계 로비활동에 가장 많은 돈을 사용하는 이익단체로, 1871년 미 남북전쟁 직후 형성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이익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