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를 계기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외교부 제공) 2019.5.24/뉴스1
28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오는 31일 ARF 참석을 위해 태국을 찾는 강 장관은 내달 1일까지 8개 안팎 국가의 외교장관과 양자회담을 집중적으로 갖고,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도 참석한다. ARF는 지역 안보협의체로 무역과 통상 이슈를 논의하는 국제회의와는 거리가 있다.
이번 ARF는 특히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내달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강 장관과 고노 외상의 양자회담 성사 여부다. 한일 외교장관은 지난 26일 오전 약 20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한일 갈등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북한의 무력시위로 성사되긴 했으나 일본이 수출규제를 시행한 지난 4일 이후 처음으로 공개 접촉한 것이다.
한미일 외교장관이 함께 만나는 고위급 회담 성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은 두 핵심 동맹국의 어느 한 쪽 입장에서 관계 개선을 위한 직접 중재를 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미일 3각 안보협력과 공조를 위한 외교적 해결을 위해 언제든 ‘관여’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23일 중국과 러시아 전략폭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과 러시아 조기통제경보기의 독도 영공 침범에 이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이어진 만큼 이번 ARF를 계기로 한미일 외교장관이 만나 여러 현안을 폭넓게 협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고노 외무상과 통화를 하고 북한 문제 등 지역과 글로벌 이슈들을 협의했다. 미국 조야에서도 북중러와 한미일의 전통적 대결 구도가 재연되는 동북아시아의 엄중한 안보 상황을 감안해 미국 정부가 한일 갈등을 적극적으로 중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엘리엇 엥결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방송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해 정상급 외교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동맹 강화를 위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