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역겹고 쥐 들끓는 곳"… 인종차별 논란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7.2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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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의원 지역구 향해 비난, 흑인인구가 절반 넘는 곳… 민주당 "인종차별적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언이 또다시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이민정책을 비판한 흑인 중진의원의 지역구를 두고 "쥐가 들끓는 곳"이라 비난하자, 야당이 인종차별이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엘리자 커밍스 의원(민주당·메릴랜드)을 두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커밍스 의원은 남부 국경의 상태에 대해 국경경비대의 위대한 남녀 대원에게 고함과 소리를 지르는 잔혹한 불량배(brutal bully)"라며 "그의 볼티모어 지역은 (남부 국경보다) 훨씬 더 나쁘고 더 위험하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그는 "커밍스의 지역구는 역겹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엉망진창인 곳"이라며 "만약 그가 볼티모어에서 시간을 더 보냈더라면, 그 위험하고 더러운 곳을 치우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한 "엘리자 커밍스의 지역구는 미국에서 가장 최악이고 위험한 곳으로 꼽히는데 왜 이렇게 많은 돈이 보내지냐"며 "어떤 인간도 그곳에 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센 비난의 말을 쏟아냈다.

엘리자 커밍스 미 하원의원(민주당·메릴랜드). /사진=AFP엘리자 커밍스 미 하원의원(민주당·메릴랜드).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이 비난을 불같이 쏟아낸 데는 커밍스 의원의 최근 행보가 심기를 거슬렀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원 감독개혁위원장을 맡은 커밍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정책과 열악한 이민자 처우 등을 비판해왔다. 지난주 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서 그는 멕시코 인근 국경의 이민자 아동 시설이 "정부가 지원하는 대규모의 아동 학대"라며, 케빈 매컬리넌 국토안보부 장관대행을 상대로 관련 질문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을 겨냥한 점도 한몫했다. 지난 25일 커밍스 의원이 이끄는 감독개혁위원회는 찬성 23표, 반대 16표로 트럼프 대통령의 딸·사위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 보좌진을 상대로 정부 기록물 보관법 위반 관련 소환장을 발부했다. 위원회는 "백악관 보좌진이 공무에 개인 이메일을 사용해 연방법과 백악관의 방침을 위반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인종차별"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겹다'고 칭한 커밍스 의원의 메릴랜드주(州)의 지역구는 흑인 비중이 54.6%(2010년 기준)를 차지하는 곳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커밍스 의원을 향한 인종차별적 공격에 맞서고 그의 변함 없는 리더십을 지지한다"며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역시 대통령의 트윗을 두고 "못나고 인종차별적인 말"이라고 한탄했다. 버나드 영 볼티모어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볼티모어 시민에게 실망을 끼쳤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주 전 4명의 민주당 소속 여성 유색인종 의원들에게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라"는 취지의 말을 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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