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간 日아베…'韓 백색국가 제외' 논할 각의 연기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9.07.2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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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한국 국회대표단 이틀 일정 방일… 다음달 2일 각의서 개정안 심의 가능성

아베 신조 일본총리.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아베 신조 일본총리.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일본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에서 제외하는 관련 법령 개정에 대한 의견(퍼플릭 코멘트) 접수를 끝낸 가운데, 아베 신조 총리가 휴가를 떠나면서 개정안을 심의할 각의가 한 차례 취소됐다. 이달 말 한국 국회대표단이 이틀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법령 개정안은 다음 달 초에 심의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4일 오후부터 휴가에 들어갔다. 마이니치신문은 총리가 참의원선거 피로를 풀기 위해 29일 정도까지 쉴 것이라면서, 8월 중순에도 또 한번의 휴가를 가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26일 정례 각의는 취소됐다.



한국의 국무회의에 해당하는 각의는 통상 화요일과 금요일에 열린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24일까지 받았기 때문에 이르면 26일 각의에서 논의한 뒤 의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단 미뤄지게 됐다.

요미우리신문은 경제산업성을 인용해 24일까지 접수된 의견은 3만건이 넘고, 이중 90% 이상이 한국 제외에 찬성 의견이라고 전했다. 통상 법률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수십건이지만 이례적으로 많은 것이라고 한다. 일본정부 입장이 강경한 데다 찬성 의견도 많아 개정안이 강행될 가능성이 크다.



절차상 일본정부가 의견서를 검토한 뒤 개정안을 각의로 넘기면, 심의 후 의결·공포해 21일 이후부터 적용된다.

26일 각의가 취소되면서 이후 개정안을 심의할 회의 날짜는 오는 30일, 8월 2일, 6일, 9일 정도로 추정된다. 일본 언론들은 8월 중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발동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다음달 9일 이전에 의결돼야 한다.

다만 31일 서청원 한·일의회외교포럼 포럼 회장을 중심으로 한 국회대표단이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정계 핵심인사들을 만날 계획이기 때문에, 개정안을 심의할 각의도 30일보다는 다음 달 2일 이후일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 23일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은 기존 입장을 바꿔 국회 방일단의 면담을 수용했다. 니카이 간사장이 아베 내각의 핵심 인사이기 때문에, 이번 양국 정치인들의 만남이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포함한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정책에 변화의 물꼬를 틀 수도 있다.

한편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군사전용 우려가 있는 품목을 일본기업이 한국으로 수출할 때 기존의 '3년간 개별허가 신청 면제' 혜택이 없어지고 품목마다 별도로 허가받아야 해 한국기업의 수급에 차질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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