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CGI, 한진칼 담보대출 만기…경영권 분쟁 변수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7.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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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200억 대출 만기 돌아와…상환할 것으로 보이나 지분매각 가능성도 거론

서울 중구 한진칼 사옥 모습. /사진=뉴스1서울 중구 한진칼 사옥 모습. /사진=뉴스1


한진그룹에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지주사 한진칼 (59,800원 ▼300 -0.50%) 지분을 늘리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주식 담보대출이라는 변수를 만났다.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미래에셋대우로부터 빌린 200억원의 만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만기 연장이 어려울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KCGI의 전략상 자금을 투입하거나 또 다른 대출로 처리할 가능성이 크지만 지분 일부를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진그룹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늘리는 상황이라 한진그룹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자금 압박을 받는 KCGI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CGI가 한진칼 지분 1.27%(75만1880주)를 담보로 미래에셋대우로부터 빌린 200억원의 대출이 22일 만기를 맞는다.



만기 연장도 가능하지만 미래에셋대우는 상환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KCGI가 한진칼 지분 1.79%(105만6246주)를 담보로 대출한 200억원에 대해서도 상환을 요구했고 지난달 12일 만기일에 KCGI는 대출금을 상환했다.

대출까지 받아가며 한진칼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려가던 KCGI 입장에서 상환 압박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KCGI는 미래에셋대우로부터 지난 3월과 4월 각각 한진칼 지분 1.79%와 1.27%를 담보로 총 400억원을 빌렸고 이 돈으로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현재 KCGI의 한진칼 지분은 15.98%로 지난해말보다 3.3%포인트 늘었다. 최대주주 조원태 회장 일가(28.93%)와의 지분 격차도 그만큼 줄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미래에셋대우가 만기 연장을 하지 않고, KCGI도 대출금 상환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담보로 잡은 지분을 팔아야 할 수도 있다. 지난달 200억원의 대출은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아 갚았지만 '대출 돌려막기'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KCGI는 미래에셋대우 외에도 KB증권, 더케이저축은행, KTB증권 등으로부터 지분 3.13%를 담보로 총 400억원을 빌린 상태다.

한진그룹과 우호 관계에 있는 델타항공도 최근 한진칼 지분을 늘리고 있어 KCGI에 부담이다. 델타항공은 지난달 20일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했다고 밝혔고, 향후 지분을 1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델타항공이 KCGI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의 백기사 역할을 할 것이라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델타항공은 KCGI에 서신을 보내 "한진칼의 기업지배에 대한 관행 또는 이에 대한 그레이스홀딩스(KCGI의 자회사)의 제안 중 그 어느 편에도 서 있지 않다"며 중립 입장을 밝혔으나 시장에서는 한진그룹에 한층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KCGI는 지난해부터 한진그룹을 상대로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일탈로 기업 가치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사진의 견제 기능 강화,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해 왔다.

한진칼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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