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한발 뺀 '슈퍼 비둘기'에 실망…S&P 0.6%↓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7.20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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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힌트 준 거 아냐" 한발 물러선 뉴욕연방은행…이란, 영국 유조선 억류…국제유가 급등

[뉴욕마감] 한발 뺀 '슈퍼 비둘기'에 실망…S&P 0.6%↓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떨어졌다. 이달말 '통 큰'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시장 기대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찬물을 끼얹으면서다.

◇"금리인하 힌트 준 거 아냐"…한발 물러선 뉴욕연방은행



19일(현지시간)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8.77포인트(0.25%) 내린 2만7154.2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8.50포인트(0.62%) 떨어진 2976.61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60.75포인트(0.74%) 하락한 8146.49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아마존)도 마이크로소프트(MS)만 빼고 모두 떨어졌다. 이날 MS는 지난 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2%, 49% 늘었다며 '깜짝실적'를 내놨지만 주가 상승률은 0.15%에 그쳤다.



연준의 3인자이자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부의장인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수퍼 비둘기'(강경 통화완화주의)적 발언에서 한발 물러난 게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전날 뉴욕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윌리엄스 총재는 "재앙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 낫다"며 "경제적 고통의 첫 징조가 보일 때 금리를 낮추는 신속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제적이고 과감한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윌리엄스 총재의 이 발언은 연준이 오는 30∼31일 FOMC에서 공격적으로 0.5%포인트 등 대폭의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에 불을 지피며 전날 뉴욕증시의 반등을 끌어냈다.


그러나 이날 뉴욕연은은 한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연은 대변인은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은 학술적 연구를 인용할 것일 뿐 다가오는 FOMC의 정책적 조치에 대한 힌트를 준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뉴욕연은이 진화에 나서면서 이달말 대규모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급격하게 사그라들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달말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은 77.5%, 한꺼번에 50bp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22.5%다. 전날엔 반대로 금리를 25bp 내릴 것이란 전망은 30%에 불과하고, 한꺼번에 50bp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70%에 달했다.

연준의 '매파'(통화긴축주의자)들도 반격에 나섰다. 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금리인하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성장이 여전히 만족스럽다는 점에서 우린 많은 행동을 취할 환경에 있지 않다"며 "중국과 유럽의 경기둔화 등의 증거가 확인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FOMC 위원 가운데 공개적으로 이달말 금리인하를 반대한 위원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에 이어 2명으로 늘어났다.

◇이란, 영국 유조선 억류…국제유가 급등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올랐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0.45포인트(0.12%) 오른 387.25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 지수는 32.22포인트(0.26%) 뛴 1만2260.07, 프랑스 CAC40 지수는 1.79포인트(0.03%) 상승한 5552.34를 기록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15.61포인트(0.21%) 오른 7508.70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나흘만에 반등했다. 이란이 영국 유조선을 억류했다는 소식에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33센트(0.6%) 오른 55.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9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저녁 8시45분 현재 전일 대비 배럴당 1.28달러(2.1%) 뛴 63.21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날 영국 공영 BBC방송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오후 7시30분쯤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 호를 나포해 억류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이 유조선이 국제 해양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국방부는 "긴급히 정보를 수집 중"이라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스페인 남단의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은 지난 4일 EU(유럽연합)의 대 시리아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이란의 유조선 그레이스 1호를 억류했다. 이날 지브롤터 법원은 이 배의 억류 기간을 30일 연장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해군 전함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드론에 포격을 가해 격추시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드론이 수차례의 경고를 무시하고 함정과 선원들의 안전을 위협하며 약 1000야드(약 914미터) 이내로 가까이 접근하자 미 해군이 방어적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달러화는 강세였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35% 오른 97.13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은 내렸다. 이날 오후 4시59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금은 전장 대비 0.11% 하락한 온스당 1426.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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