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봉사러' 서울대생, UN이 인정한 스타트업 창업한 사연은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9.07.1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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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아동 두뇌발달·진단 앱 '두브레인' 최예진 대표…삼성전자 C랩 지원기업 선정

최예진 두브레인 대표 /사진=두브레인 제공최예진 두브레인 대표 /사진=두브레인 제공


"오프라인 봉사활동으로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일주일에 20~30명밖에 못 하잖아요."

아동 두뇌발달 및 진단 앱 '두브레인' 최예진 대표는 스타트업에 뛰어들게 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두브레인은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무료 교육봉사를 하던 서울대생 3명이 만들었다.

최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중 학교 인근에서 친구 동생들을 돌보는 것을 시작으로 탈북가정 아이들, 알코올중독 부모에게 폭행당한 아이들, 보육원 아이들까지 가르치게 됐다.



최 대표의 봉사활동은 5년여간 이어졌다. 초반엔 단순 돌봄에 그쳤으나 체계적인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최 대표는 "7세 미만의 아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잠재력을 잃어간단 걸 알게 됐다"며 "혼자 6개월쯤 하다가 교육분야 연구원들과 힘을 합쳐 아동 교육 커리큘럼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를 포함한 연구원들이 금전적 대가가 없는 교육봉사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최 대표는 "애들이 달라지는 게 눈에 보인다"며 "사회적인 교육 기회를 얻지 못했던 친구들이 성장하고, 발달지연 아동들이 개선되는 게 눈에 보이니까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두브레인 구성원은 총 17명으로 대부분 교육분야 전문 연구원들이다. 20년 이상 유아인지 분야에 투신한 연구원을 포함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콜럼비아 MBA 출신,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등 화려한 이력의 연구원들이 최 대표의 비전에 공감해 합류했다.

두브레인은 R&D(연구개발)에만 3~4년을 쏟았다. 현재 베타서비스 중이며 오는 11월 정식 버전 서비스를 시작한다. 무료버전 누적 이용자는 50만명으로, 한국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인도, 캄보디아 시장에 진출했다.

최 대표는 "주변에서 제발 R&D, 임상 그만하고 팔라고 한다"며 "교육서비스라 광고는 일체 안하는데 코이카 등의 도움으로 유료 모델 운영 전까지 잘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두브레인은 2017년 유엔이 주최한 '도시 혁신가 대회'에서 1등상을 받았고 미국 '매스챌린지(MassChallenge) 2019' 파이널리스트에 올라있다. 지난해엔 삼성전자 (68,900원 ▼100 -0.14%)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외부 스타트업 지원기업에 선정돼 마케팅 컨설팅 도움을 받고 있다.

두브레인은 현재 한국어, 영어, 캄보디아어로 이용 가능한데, 향후 글로벌 서비스로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아동 발달검사가 60만원 정도로 비싼데 그걸 대체할 수 있는 AI(인공지능) 기술을 개발 중이다. 내년 3월엔 발달지연 아동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브레인 기업가치를 묻는 질문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저희가 바라는 건 단순히 아이들 머리가 좋아지는 게 아니라 그 친구들이 스스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훌륭한 성인으로 성장하는 것"이라며 "아이가 세계 어디 있든 좋은 콘텐츠로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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