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릴수록 더 독하게…트럼프의 재선 전략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김수현 기자 2019.07.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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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등 민주당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패할 것으로 예측…이민자 출신 의원에 "너희 나라로 가라"며 지지층 결집 노려

(몽투르빌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몽투르빌에 위치한 윌리엄스포트 공항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15일 플로리다에서 2020년 대통령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몽투르빌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몽투르빌에 위치한 윌리엄스포트 공항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15일 플로리다에서 2020년 대통령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내년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유력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모두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백인 노동자 등 핵심 지지기반은 여전히 탄탄하지만, 무당파 유권자가 등을 돌린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이민과 무역 등의 분야에서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바이든·샌더스·워런 모두 열세=미국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발표한 내년 대선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양자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51% 득표율로 42%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에 압승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다른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각각 7%포인트, 5%포인트의 표차로 패배했다. 심지어 지명도가 많이 떨어지는 카말라 해리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과도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40%대에서 큰 변화 없이 유지되는 반면 민주당 후보들은 부동층을 흡수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오차율은 ±3.5%다. WSJ은 "이번 조사는 실제 선거 결과를 점치기보다 내년 대선에 대한 유권자의 관점에 대한 초기적인 분석을 보여준다"면서 "2016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보다) 2%포인트 적게 득표했지만, 더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해 당선됐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은 이민자 가정 출신인 미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라시다 틀레입, 아야나 프레슬리 하원의원(왼쪽부터). /사진=AFP통신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은 이민자 가정 출신인 미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라시다 틀레입, 아야나 프레슬리 하원의원(왼쪽부터). /사진=AFP통신
◆독해진 발언=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트럼프 대통령은 반(反)이민 정책 강화 등으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14일에는 트위터에서 "진보적이라는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위대하고 강력한 미국을 비판하기보다 무너지고 범죄로 들끓는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는 독한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민주당 여성 의원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와 라시다 틀레입, 일한 오마르, 아야나 프레슬리 등 4명으로 모두 이민자 가정 출신이거나 유색인종이다. 이들 4인방은 즉각 "인종차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했다. 국경 난민 보호 예산을 놓고 이들과 갈등을 빚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빗대 "'미국을 다시 하얗게(백인 중심) 하는 거냐"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을 시작으로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 10곳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에 들어갔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무자비한 이민정책에 항의하는 집회가 계속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일정을 앞당겨 단속 작전을 벌인 것이다.


미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인 혐오증은 그가 낙후지역 백인층과 다른 인종의 분열을 통해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려는 계획을 더욱 분명히 보여준다"면서 "많은 공화당 지지자와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동에 불편해하지만, 정책의 이념적 방향에는 만족하기 때문에 일부러 모른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적인 발언들을 유용한 '정치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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