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아마존 겨냥' 디지털세 부과…佛이어 英도 추진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07.1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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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대에도 프랑스 디지털세 법안 통과…영국도 이날 내년 4월 시행 목표로 한 초안 발표

/사진=로이터./사진=로이터.


구글, 아마존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겨냥한 '디지털세'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의 반대에도 프랑스가 디지털세 법안을 통과시킨데 이어 영국도 초안을 내놓으며 추진 강행 의사를 밝혔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의회는 전날 미국의 반발에도 디지털세를 통과시켰다.



이로서 프랑스는 연간 전 세계 매출 7억5000만유로 이상, 프랑스 매출 2500만유로 이상을 기록하는 IT 기업에 대해 영업매출의 3%를 세금으로 부과할 수 있게 됐다.

미국 IT대기업인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해 프랑스·독일·영국·스페인 기업들도 과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정부는 총 30여개 업체로부터 연간 4억 유로 가량의 세수를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IT대기업들은 유럽연합(EU) 내 자사 본부가 위치한 아일랜드 등 국가에만 세금을 내왔다. 프랑스는 기업들이 자국 내에서 매출을 올리는 이상 프랑스에도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고, 결국 디지털세를 통과시켰다.

그러나 미국은 프랑스의 디지털세가 미국 기업을 겨냥하고 있다며 반대 의사를 드러내왔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전날인 10일 디지털세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며 디지털세가 미국 상거래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사실상 프랑스에 대한 보복 관세 및 무역 제한 조치를 가하기 위해 사전 조사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에 대해 "프랑스는 주권 국가이고, 조세 규칙을 독자적으로 정한다"며 "미국이 이를 계기로 국제 디지털세 규범을 마련하는데 (우리와)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영국도 디지털세 부과 흐름에 가세했다. 최근 미주 영국 대사 사임 사건으로 영미관계가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영국 재무성은 이날 예정대로 디지털세 초안을 발표했다. 영국은 이를 내년 4월부터 시행할 계획으로, 연간 4억파운드의 세수를 기대하고 있다.

제스 노먼 영국 재무부 외곽장관은 "영국은 디지털세 관련 국제표준을 마련하는데 앞장서겠다"면서 "디지털세는 우리의 세금 체계이 공정성과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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