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금리인하' 쐐기 박은 파월…다우 사상최고치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7.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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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연준 의장 "중립금리 생각보다 낮다"…유럽증시, IMF '유로존 경고'에 약세

[뉴욕마감] '금리인하' 쐐기 박은 파월…다우 사상최고치


뉴욕증시의 신기원이 열렸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처음 2만7000선을 돌파했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도 3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파월 연준 의장 "중립금리 생각보다 낮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이달말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며 주가 랠리에 불을 붙였다.

11일(현지시간)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27.88포인트(0.85%) 뛰어오른 2만7088.08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는 6.84포인트(0.23%) 오른 2999.91을 기록했다. S&P500은 전날 장중 한때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6.49포인트(0.08%) 내리며 8196.04로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는 애플과 아마존을 빼고 모두 올랐다.

이날 백악관이 약값 인하와 리베이트 규제를 위한 방안을 철회키로 했다는 소식에 제약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 금리인하를 예고하는 발언들을 내놨다. 그는 "중립금리 수준과 자연실업률 수준 모두 생각했던 것보다 낮다"며 "통화정책도 우리가 생각했던 것 만큼 완화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중립금리란 경제가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나 물가하락(디플레이션) 압력이 없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달성할 수 있게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말한다. 중립금리 수준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기준금리를 낮출 여지가 크다는 것을 뜻한다.

또 파월 의장은 "50년 전엔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강한 상관관계를 나타냈지만 이젠 연결고리가 깨졌다"고 했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이 역의 관계를 보인다는 '필립스 곡선' 이론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뜻으로, 실업률이 더 낮아져도 물가상승률이 오르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역시 실업률을 더욱 낮추기 위한 금리인하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해석된다. 지난 5월 미국의 실업률은 3.6%로 5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날도 파월 의장은 미 하원 금융위원회 출석에 앞서 서면 자료를 통해 "최근 몇주간 경제 전망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이달말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부추겼다.

이에 따라 오는 30∼31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달말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이 79.6%, 한꺼번에 50bp를 내릴 것이란 기대는 20.4%다.

지난달 물가가 크게 올랐지만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꺾지는 못했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1.6% 상승했다. 시장의 예상과 대체로 일치한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에 비해 0.3% 뛰며 지난해 1월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전년과 비교하면 2.1% 상승했다.

◇유럽증시, IMF '유로존 경고'에 움찔…스톡스 0.1%↓

미중 간엔 무역갈등이 이어졌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중국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미국의 위대한 농가들로부터 농산물을 사겠다고 해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중국이 우리를 실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멕시코는 국경에서 아주 잘하고 있다"며 중국과 비교했다. 멕시코는 미국과의 합의에 따라 국경지대 이주민 이동경로에 병력을 투입, 불법이민자 수를 현저하게 줄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조만간 농산물 구매를 시작하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IMF(국제통화기금)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의 위험을 경고하면서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0.45포인트(0.12%) 내린 386.70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 지수는 41.29포인트(0.33%) 떨어진 1만2332.12, 프랑스 CAC40 지수도 15.64포인트(0.28%) 하락한 5551.95를 기록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20.87포인트(0.28%) 내린 7509.82에 마감했다.

이날 IMF는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이 무역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탈리아의 재정적자 등으로 인한 위험에 직면했다"며 ECB(유럽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 실행을 촉구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내년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전망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23센트(0.4%) 내린 60.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9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날 밤 9시42분 현재 전장 대비 배럴당 23센트(0.3%) 하락한 66.7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는 약세였다. 이날 오후 4시45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03% 내린 97.08을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도 내렸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금은 전장 대비 0.54% 하락한 온스당 1404.9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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