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파월 '금리인하' 예고에 껑충…S&P 첫 3000 돌파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7.11 06:14
글자크기

파월 연준 의장 "경제전망 개선 안돼"…"허리케인이 온다" 국제유가 4% 급등

[뉴욕마감] 파월 '금리인하' 예고에 껑충…S&P 첫 3000 돌파


뉴욕증시가 안도감에 웃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이달말 금리인하를 사실상 예고하면서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사상 최초로 3000선을 장중 돌파했다.

◇파월 연준 의장 "경제전망 개선 안돼"



10일(현지시각)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76.71포인트(0.29%) 오른 2만6860.2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는 13.44포인트(0.45%) 상승한 2993.07로 마감했다. 이날 장초반 한때 S&P500 지수는 3002.98까지 치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뚫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60.80포인트(0.75%) 뛴 8202.53을 기록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도 모두 올랐다.

이날 파월 의장은 미 하원 금융위원회 출석에 앞서 서면 자료를 통해 "최근 몇주간 경제 전망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오는 30∼31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했다.

파월 의장은 "무역 긴장과 글로벌 성장에 대한 우려 등 역류(crosscurrent)들이 경제 전망과 활동을 짓누르고 있다"며 "기업투자 증가세가 현저하게 둔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준은 현재의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에 대해 파월 의장은 "FOMC 목표치인 2%를 계속 밑돌고 있다"면서 "(낮은) 인플레이션이 우리가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지속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고용시장이 예상 밖으로 호조를 보였음에도 여전히 경제와 물가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며 금리인하론에 힘을 실은 셈이다.

지난 5일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정부 및 비농업 민간기업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는 22만4000개로, 전월 7만2000개의 3배가 넘었다. 시장이 예상한 16만개도 훌쩍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게 후퇴했었다.

그러나 이날 파월 의장이 내놓은 입장으로 볼 때 이달말 FOMC에서 약 0.25%포인트 수준의 금리인하가 유력시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달말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이 71.4%, 한꺼번에 50bp를 내릴 것이란 기대는 28.7%다. 50bp 인하 기대는 전날 2.8%에 불과했으나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약 10배로 뛰었다.

이날 공개된 지난달 18~19일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많은 연준 위원들이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금리인하가 정당화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또 대부분의 위원들이 미국의 경제 전망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E트레이드의 마이크 로이벤가트 투자전략부장은 "파월 의장이 '비둘기'(통화완화주의) 기조에 따라 곧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생각해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달러화의 가치를 떨어뜨릴 방법을 찾으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경기가 둔화돼 자신의 재선 성공이 어려울 수 있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수출 경쟁력을 올리려면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면서 EU(유럽연합)와 중국의 환율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연준에 금리인하를 촉구해왔다. 대개 금리를 낮추면 대내외 금리차에 따라 통화가치가 떨어진다.

그러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경제참모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NEC(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개입에 반대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연준 이사 후보로 지명한 크리스토퍼 월러, 주디 셸턴과 인터뷰하면서 달러화 가치에 대한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월러 후보는 연준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달러화 가치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당시 인터뷰에 배석한 커들로 위원장은 달러화 가치는 연준이 아닌 재무부 소관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리서치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환율 개입은 연준의 도움이 없인 성공할 수 없다"며 "환율 개입은 다른 나라들의 보복 대응을 불러와 실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의 경제 펀더멘털에 비춰볼 때 지금의 달러화 뚜렷하게 고평가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허리케인이 온다" 국제유가 4% 급등

유럽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파월 의장의 의회 출석을 앞두고 폐장하면서 관망세가 앞섰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0.77포인트(0.20%) 내린 387.15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의 DAX 지수는 63.14포인트(0.51%) 떨어진 1만2373.41로 마감했다.

프랑스의 CAC40 지수는 4.51포인트(0.08%) 내린 5567.59, 영국 FTSE100 지수는 5.78포인트(0.08%) 하락한 7530.69를 각각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열대성 폭풍의 북상으로 멕시코만 유전들의 생산이 중단됐다는 소식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2.60달러(4.5%) 뛴 60.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9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날 저녁 8시22분 현재 전장 대비 배럴당 2.64달러(4.1%) 오른 66.8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멕시코만으로 열대성 폭풍이 접근하면서 인근 원유 채굴 시설들이 가동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유가에 불을 지폈다. 멕시코만은 미국 전체 원유량의 17%를 차지하는 곳이다.

현재 플로리다주를 향하고 있는 열대성 폭풍 '배리'(Barry)는 허리케인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미 국립기상청(NWS)이 밝혔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크게 줄었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에 한몫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량은 950만 배럴 감소했다. 시장이 예상한 240만 배럴을 훌쩍 뛰어넘는 감소폭이다.

달러화는 약세였다. 이날 오후 4시58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37% 내린 97.13을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은 올랐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금은 전장 대비 1.46% 상승한 온스당 1421.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