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 "노동계 복귀, 가출한 가족 돌아왔다"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19.07.1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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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제11차 전원회의서 노사 수정안 제시 예정...간극 좁혀질지 주목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11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11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용자위원들의 최저임금 인하안 제시에 항의하기 위해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던 근로자위원들이 하루만에 최저임금위원회에 돌아왔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이들을 가출했던 가족에 비유하며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신속하게 논의하자고 당부했다.

박 위원장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1차 전원회의에서 "제가 어릴 적 아버지와 생각이 달라 6개월간 가출한 적이 있다"며 "6개월간 집을 떠나있었지만 부친은 제가 돌아왔을 때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식을 위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오늘 근로자위원들 모두 복귀한 데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위원들 모두 집안을 이끌어가는 일종의 리더들인만큼 오늘은 임금수준에 대한 본연의 논의에 집중해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백석근 근로자위원은 "지난 회의 끝나고 각 조직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사용자위원의 삭감안을 용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어서 항의 차원에서 참석을 안했다"며 "이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온라인 서명을 받았는데 그 와중에 1만명 넘는 사람들이 규탄의 목소리를 내줬다"고 설명했다.



백 위원은 "어제 사용자단체에서 삭감안을 갖고 기자회견한 것 때문에 저희들은 내부에서 오늘 아침까지도 복귀 여부를 갖고 논쟁이 있었다"면서도 "의사 표시는 표시대로 하되 들어와서 뭔가 해야겠다는 의견이 다수였기 때문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정문주 근로자위원은 "위원회 방식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협상에서 사용자위원들이 삭감안을 낸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구제금융사태 당시인 1997년에도 삭감안을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삭감안은 최저임금 제도에 반하는 것이고, 현재 약 170만원으로 한달 생활하는 이들의 임금이 160만원으로 떨어져 생명줄을 끊는 일"이라며 "오늘 포함해 데드라인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수준에 관해서만 열심히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류기정 사용자위원은 "근로자위원들이 사용자위원들의 제시안에 대해 안하무인, 비상식적 등 수용하기 어려운 말을 많이 한다"며 "사용자 제시안은 과거 2년간 너무 올랐던 최저임금 부작용과 우리 경제의 현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고려해달라는 절실한 심정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위원은 "논의가 합리적으로 진행되려면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전문성 갖고 있는 공익위원들이 우리 경제의 현실과 최저임금 수준, 국가경쟁력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종합적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며 "단순한 노사협상 차원에서 표결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태희 사용자위원은 "어쨌거나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된 만큼 최선을 다해 성과 있는 논의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노사는 최초제시안에 대한 수정안을 제출한다. 근로자위원들은 최초제시안으로 올해보다 19.8% 오른 1만원의 최저임금을, 사용자위원들은 4.2% 낮춘 8000원을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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