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쓴맛' 본 청년들, 10명 중 7명 "중소기업도 좋다"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19.07.0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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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청년창업&취업 설문조사]②63.5%→71.0%로 관심↑…'열악한 복지·낮은 연봉' 부정적 인식 여전

편집자주 창업을 하겠다는 청년들이 해마다 줄고 있다. 머니투데이와 취업포털 사람인이 공동으로 2030 청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년 전 'CEO가 꿈'이라고 했던 청년들은 '회사원만 됐으면 좋겠다'고 눈높이를 낮췄다. 현실의 벽 앞에서 청년들이 도전보다 안정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도전하지 않는 사회가 가져올 미래는 어둡다. 청년창업의 불씨를 살릴 묘수는 없는 걸까.

취업난 '쓴맛' 본 청년들, 10명 중 7명 "중소기업도 좋다"


20~30대 청년 10명 중 7명은 중소기업 취업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극심한 취업난으로 눈높이를 낮춘 결과로 분석된다.

4일 머니투데이와 취업포털 사람인이 20~30대 사람인 회원 2816명을 대상으로 공동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중소기업 취업을 고려하고 있나’란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71.0%(1998명)가 ‘예’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에서 63.5%가 중소기업 취업을 고려한다는 응답보다 7.5%포인트 높은 수치다. ‘아니다’라고 답한 818명(29.0%)의 2배 넘는 수치다. 이같은 중소기업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은 극심한 취업난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장 선호하는 기업유형으론 ‘공기업 및 공공기관’을 제치고 ‘중견기업’이 꼽혔다. ‘취업 시 가장 선호하는 기업유형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25.1%인 708명이 중견기업을 택했다. 공기업 및 공공기관과 대기업이 각각 651명(23.1%) 631명(22.4%)으로 뒤를 이었다. 청년 10명 중 7명은 중소기업 취업을 고려한다면서도 실제 중소기업 취업을 선호하는 청년들은 10명 중 2명(14.9%)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는 데는 낮은 연봉과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으로 분석됐다. 응답자(복수응답)의 70.9%(580명)와 67.8%(555명)는 ‘열악한 복지혜택’과 ‘낮은 연봉’으로 중소기업 취업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회사 성장 및 존속에 대한 불확실성’(41.6%) ‘직원 성장을 위한 지원부족’(30.1%) ‘폐쇄적인 의사결정시스템’(24.4%) 등도 이유로 꼽았다.



‘중소기업 취업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응답자(복수응답)의 36.0%와 34.9%는 ‘괜찮은 알짜기업도 많아서’ ‘일이 맞으면 규모는 관계없어서’라고 답했다. 또 ‘취업이 급해서’(32.6%) ‘취업 성공확률이 높을 것같아서’(31.7%)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26.6%) 등의 의견이 뒤를 이었다.

신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모은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선호도는 7.0%(197명)로 조사됐다. 지난해 4.7%에서 7.0%로 2.3%포인트 높아졌지만 여전히 청년들이 취업을 기피하는 현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으로 청년들의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선 임금격차 해소뿐 아니라 업무환경 개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진단한다. 아울러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임금을 지원하는 등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선 사업주가 근로자를 중소기업의 핵심자산으로 여기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며 “근로자의 성장이 회사의 이익 및 급여인상으로 이어지고 결국 새로운 인재가 유입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근로조건 개선 등을 통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임금격차 등으로 인한 중소기업 기피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우리사주, 스톡옵션 등의 보상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유인 확대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17일부터 21일까지 사람인 회원 2816명에게 e메일을 발송해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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